검찰이 조직 폭력배와 연계된 서울시내 주요 성인 오락실의 '블랙 리스트'를 작성,영업장의 실질적인 소유자를 가려내는 수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에서 성인 오락실에서 올린 수익금이 조직 폭력배로 유입됐는지는 물론 정치권 실세가 성인 오락실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풀릴지 주목된다.

24일 성인 오락실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서울시내의 성인 오락실 가운데 조직 폭력배와 연계된 성인 게임장과 성인 PC방을 포착,현재 리스트를 중심으로 성인 오락실의 실소유자를 가려내기 위한 지분 현황을 추적 중이다.

'블랙리스트'는 수사팀 내 정보를 담당하는 4명의 수사관이 두 달 동안 서울시내 2500여 곳의 성인 오락실과 1300여 곳의 성인 PC방을 조사한 것을 토대로 작성됐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블랙리스트'를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검찰은 성인 오락실 지분 구조가 드러나면 자연스레 오락실의 실제 소유주를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성인 오락실 게임기 '바다이야기'의 제조사 에이원비즈와 판매사 지코프라임의 지분을 제3의 인물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산의 한 성인 오락실 실제 업주가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친동생으로 밝혀졌다.

항간에는 또 다른 여당 실세 국회의원의 조카가 성인 오락실 두 곳을 운영 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검찰은 또 모 지방자치단체의 과장급 공무원이 6개의 성인 오락실 지분을 상납받았다는 제보를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조직 폭력배가 성인 오락실 운영과 상품권 환전소 운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폭력배의 자금이 대부분 이곳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특별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정윤기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직 폭력배가 연계된 성인 오락실 비호세력으로 정치권이 있다면 수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성인 오락실 업주들은 '바다이야기'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자 "조직 폭력배 자금이 성인 오락실에 흘러들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은 일본 야쿠자 자금이 국내 성인 오락실로 유입됐다며 게임업자 간 녹취록을 공개했다.

국내 성인 오락실의 배후에 '조직 폭력배'가 버티고 있다고 말이다.

한편 성인 오락실 업주라고 밝힌 김모씨가 성인 게임장 때문에 불거진 사회문제에 대한 책임을 업주에게 돌리는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며 대검찰청 게시판에 올린 글이 업자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이 글에서 '못 믿을 정부에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며 지금까지 우리 돈을 뜯어간 공무원 10명씩 안고 자폭해 버리자'라고 주장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