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에서 한국은 손톱 만한 크기의 작은 나라이지만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세계 지도를 그린다면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과 같은 나라보다 훨씬 크게 그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사회 및 공간 불평등 연구 그룹(SASI)'은 최근 미국 미시간대 마크 뉴먼 교수와 함께 세계은행,미국 중앙정보국(CIA),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유엔환경계획(UNEP) 등 9개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10년 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추정,영토 크기로 표현한 '2015년 세계 경제 지도'를 제작·발표했다.

2015년의 경제 영토는 1975~2002년 27년간 각국의 경제 성장률 등을 감안,1990년도의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산출한 GDP 규모를 나타낸다.

PPP란 각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함으로써 단순 GDP와 달리 실질 소득에 따른 생활 수준까지 짚어볼 수 있는 수치다.


2015년 세계 경제 지도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 큰 나라(GDP 약 1조9000억달러,세계 7위)로 그려졌다.

중국은 2015년이 되면 GDP가 약 18조6900억달러를 기록,미국(약 12조5500억달러)을 따라잡아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2위로 처지고 일본 인도 프랑스 독일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네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은 8~10위를 차지,한국보다 GDP가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2015년의 1인당 GDP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순위가 한 단계 더 올라 세계 6위(약 3만8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5위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몰타 룩셈부르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SASI는 "1960년만 해도 중국은 전 세계 부(富)의 5%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이 비율이 27%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발전과는 달리 아메리카 아프리카 동유럽 등은 상대적인 경제력이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ASI는 또 "아시아의 융성은 이 시대의 경제적 사건"이라며 "만일 아시아에서 최근 수십년간 나타난 경제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유럽과 북미가 지난 2세기 동안 누렸던 지배력에 종말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SASI가 그린 2015년 경제 지도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2015년 1인당 GDP 기준으로 미국이 3만8063달러로 7위,일본이 3만5694달러로 9위로 추정된 것은 두 국가의 2005년 1인당 GDP가 각각 4만1800달러와 3만1500달러(미 CIA 통계 기준)이고 연 2~3%의 성장을 지속한다는 많은 연구소의 전망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는 것이다.

한편 세계 경제 지도와 함께 SASI가 발표한 1975~2002년 27년간 1인당 GDP 성장 순위에서는 룩셈부르크가 1위를 기록했으며 2~10위는 적도기니 아일랜드 노르웨이 홍콩 싱가포르 미국 한국 일본 키프로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