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서울남부지검장(사시 20회)이 대학원 입학 20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지검장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환경소송에 있어서 입증책임완화에 관한 연구'.그는 25일 모교인 한양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모를 썼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평검사로 재직하며 1987년 대학원에 등록한 지 딱 20년 만의 일이다.

'면학'에 대한 욕심은 많았지만 지방검찰청 등지로 근무지를 옮겨가게 돼 공부는 나중으로 접어야 했다.

그는 1992년 부산지검 고등검찰관 시절에 일어난 '낙동강 페놀 사건'을 계기로 환경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1997년부터 2년여간 사법연수원에서 교편을 잡으며 연수원생들에게 환경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아버지께서 '박사 이동기'라고 족보에 적을 정도로 자식 교육에 힘을 쏟으셨고 늘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했던 어머니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며 소감을 털어놨다.

20년 만에 논문 심사를 받기 위해 한양대에 돌아갔을 때 그의 소회는 남달랐다.

처음 만났던 지도 교수는 정년 퇴임으로 학교를 떠났고, 당시 지도교수의 제자가 '교수'가 돼 그의 논문을 심사했다.

이 지검장은 "자식들에게 책과 씨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법조계도 피해자가 스스로 구제하기 어려운 환경과 의료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