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정보기술(IT)주의 강세에 힘입어 석달 만에 1,340선에 올라서자 추가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 랠리에 진입하기 위해선 대형주가 전면에 나서줘야 하는 만큼 대형기술주의 주도주 부활 가능성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는 지수 영향력이 막강한 IT주의 강세에 힘입어 안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T주는 펀더멘털과 수급 측면에서 전망이 밝다.

2.4분기 바닥권으로 추락한 실적이 3.4분기에 두드러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그간 외면하던 외국인 및 기관 등 주요 투자자들이 축소한 비중을 다시 채워넣기 위해 IT주에 대해 러브콜(수급)을 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현재 전기전자에 대해 기관투자가는 22일부터 6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며 총 2천600억원 가량 순수하게 사들이고 있고 외국인은 이틀 연속 `사자'에 나서 1천억원 이상 순매수 중이다.

이같은 수급 호전에 힘입어 전기전자업종은 최근 1개월간 10% 가까이 상승했다.

◇9월에는 'IT주'가 이끈다 = 메리츠증권은 세계 반도체 경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호조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측면에서는 D램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며 낸드플래시는 9월 말부터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안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익 모멘텀 상으로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인식이 강해 3.4분기 실적 개선시 심리 개선 효과가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며 "수급 측면에서 기관투자가의 경우 1개월 전부터 IT 비중을 채우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추가 수요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세, 원.달러 환율 안정, 8월 산업활동 동향 개선 기대 등으로 수출주 전반적으로는 최악의 국면은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 중에는 1차적으로 3.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당분간 증시는 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아시아권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조정시 '매수' 전략을 유지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IT주는 앞으로 산업재.내수주로부터 주도주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물량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일시적으로 조정을 보일 수도 있으나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며 "이는 오히려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세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이틀간 IT주를 사들이는 것은 숏커버링(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 수요에 따른 것으로, 외국인이 장기 추세적으로 IT주에 대해 매수세로 복귀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매물대 뚫리면 1,400까지는 직행 = 이처럼 지수 영향력이 가장 큰 대형 기술주가 주도주로 부상, 상승세를 견인할 경우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는 1,400선도 노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 들어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져 매물벽이 두터운 코스피지수 1,340~1,350선만 돌파하면 매물대가 없는 1,400선까지는 무리 없이 뚫린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또 IT주의 귀환 외에도 기업들의 실적이 2.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며 미국 펀드내 이머징마켓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가시화 등으로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 또는 매도세 감소 가능성이 있고 적립식펀드 등으로 국내 기관의 수급 여력도 여전해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는 9월에도 IT주의 강세에 힘입어 안도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수가 주요 매물대만 넘어서면 한 단계 레벨업해 1,40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당분간 증시에서는 IT주 외에도 자동차, 조선, 유틸리티 등이 유망한 반면 은행, 건설, 제약, 항공 등의 업종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신영증권도 코스피지수는 9월 중에 IT주에 힘입어 1,400 수준까지 갈 것이라며 유망업종으로 IT, 자동차, 조선 등을 제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는 10~11월을 거치면서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 증시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