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해외 수출인큐베이터를 통해 첫 수출길을 뚫고 수출역군으로 변신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내수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개발 만족감에 쌓여 시장에 얼굴을 내밀지만 냉랭한 시장분위기에 주눅드는 게 대다수 중소기업들이다.

자신보다도 수십배 아니 수천배나 되는 거대기업과 경쟁 해나가면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험난한 싸움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수시장이란 언덕을 넘으면 이번에는 해외시장이라는 망망대해를 건너야 한다.

현지 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아무런 도움 없이 넓은 바다를 건너기에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수출대행자 역할을 하는 곳이 필요하다.

중진공이 운영하고 있는 해외 수출인큐베이터가 바로 중소기업의 수출마케팅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1998년 9월 미국 시카고(워싱턴 LA 뉴욕에 추가)에 처음 개소한 수출인큐베이터는 지금까지 독일(프랑크푸르트) 일본(도쿄) 중국(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베트남(호찌민) 브라질(상파울루) 싱가포르 등 7개국(12개)에서 운영되고 있다.

수출인큐베이터 입주기업들은 현지의 마케팅고문,법률·회계고문 등을 통해 무료로 자문을 받는다.

또 입주업체에는 현지 수출거점으로 활용 가능한 사무공간(3~4평)과 공동시설(회의실 상담실),사무용집기,전화나 인터넷 등도 제공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물류지원서비스가 제공되고 현지 파견직원의 조기정착을 위한 행정지원,각종 해외규격인증지도,사이버무역 연계지원 등 수출과 관련된 총체적 지원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

수출인큐베이터 입주 기업들의 성과도 눈부시다.

입주 기업 144개가 올 7월 말까지 올린 수출은 누계로 7억9800만달러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프랑크푸르트가 3억4806만달러로 가장 많고 베이징(6805만달러),LA(4692만달러),광저우(3830만달러)가 뒤를 잇는다.

중진공에 따르면 입주기업들은 입주 후 수출대상 국가는 78.8%,수출상담 횟수는 155.1%,인콰이어리 내도실적은 126.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규 바이어 발굴건수도 입주 전 15.9건에서 입주 후 19.1건으로 20.1% 증가했고 발굴기간은 89.9일에서 52.1일로 크게 단축됐다.

매출도 연평균 37.1% 증가하는 등 수출인큐베이터 입주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체별 평균 매출액은 2002년 73억원에서 2003년 91억원,2004년 115억원,2005년 185억원으로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입주 기업들의 새 바이어 발굴이 활발해지고 있어 올 연말에는 수출 규모가 누계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인큐베이터에 입주하면 평균 1억2000만∼1억3000만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해외에 사무실을 낼 경우 판견직원 인건비를 비롯 마케팅컨설팅 비용,법률 및 회계자문 비용,판촉비,임대료 등으로 총 2억여원이 들어가는데 수출인큐베이터를 이용하면 7000만∼8000만원이면 충분하다.

중진공은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확대 지원하기 위해 수출인큐베이터 설치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모스크바 뉴델리 두바이 등 3곳을 추가 개설해 38개 업체를 입주시킬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수출인큐베이터 운영국은 10개국(15개)으로 늘어나고 입주기업도 184개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중진공은 수출인큐베이터가 없는 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으로 현지 전문기관인 민간해외지원센터(21개국 65개 지원센터)를 활용하고 ㈜한진의 물류서비스를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허범도 중진공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기술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결국 마케팅이란 산을 넘지 못하면 망하게 된다"며 "따라서 중진공은 마케팅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도와 마케팅 능력을 키워주는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