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나로텔레콤 직원들은 자사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서 허탈해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올라 주식을 사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8월17일 모 증권사와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맺었지만 31일까지 주식을 거의 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 주가는 8월 초만 하더라도 4775원이었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날 현재 6440원을 기록했다.

한달도 채 안돼 34.9%나 오른 것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주가가 조정받기만 기다리다가 결국 주식을 매수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하나로텔레콤 주가가 이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하나TV'와 관련된 회사측의 호재성 공시가 잇따른 데다 M&A설,IPTV의 조기상용화 등의 재료 덕분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측이 너무 빨리 주가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주식 매수시기를 놓쳤다"며 경영진을 원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우리사주조합이 자사주 매입을 결의하자 지난 8월 초 회사의 예금채권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받아 직원들에게 저리로 융자를 해줬다.

덕분에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800여명이 우리사주 조합을 통해 주식을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