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부실채권 인수에 성공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중국 공샹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화륭자산관리공사(AMC)로부터 30개 기업의 부실채권을 한데 묶어 인수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이 중국 부실채권 인수에 파이낸싱(자금조달) 역할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직접 입찰을 주도해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인수한 채권은 2831억원 규모다.

신한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이 각각 40%씩 지분을 갖고 나머지 20%는 미국계 펀드인 코어스톤이 투자했다.

신한측은 채권 액면가의 3%인 81억원에 부실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작년 초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1년 반만에 성과를 올린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화륭측은 5개 패키지로 부실채권을 묶어 입찰을 실시했다"며 "이 중 가장 매력적인 패키지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부실채권 처리 전문 자회사인 우리F&I가 최근 베트남 자산관리공사(DATC)와 손잡고 부실채권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국내 은행들의 해외 부실채권 시장진출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채권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파산법을 개정하면서 부실채권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경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부실채권 관리에 상당한 경험을 쌓은데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