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사라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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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이민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가 인구감소를 겪지 않으려면 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적어도 2.1명은 돼야 한다.
하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70여개 나라에서 출산율은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일본 중국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그런 처지다.
특히 일본은 일본계가 아니면 이민을 받아들이길 꺼리고 있어 벌써부터 인구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낮은 출생률이 계속되고 이민에 대한 태도나 수용능력을 바꾸지 않는다면 일본의 인구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지금 기조대로라면 2050년까지 인구가 2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낮은 출생률에 따른 인구감소와 수명연장으로 앞으로 일하는 연령대의 인구 수가 은퇴한 사람보다 적어질 수 있다.
퇴직자들의 생활비와 의료비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이 갈수록 문제가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줄어드는 인구는 혁신(innovation)을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개 혁신과 변화는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혁신은 많은 고급 인력과 자본이 연구·개발에 집중될 때 가능하다.
또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에 대해 충분한 수요가 있을 때 이런 비용 지출이 의미를 갖게 된다.
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 등의 문제도 인구가 많음으로써 거꾸로 완화될 수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환경오염 등의 문제도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같이 출산율이 낮은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부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낮을 수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인구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일본의 출생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2%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하고 실업률이 줄어들고 있어 출생률 증가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1970년대 이후 출산율이 인구유지 가능한 수준 이하로 떨어진 나라에서 출산율이 크게 회복된 사례가 없었다.
아이를 기르는 시간의 기회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지식기반 경제 시대에 여러명의 아이를 낳기보다 한 아이에게 투자(교육 등)를 집중하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출생률은 부모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어린이 관련 시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면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출산을 늘리는 데 획기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한다.
프랑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오랫동안 산모 보조금 지급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출산율은 1.7명에서 1.8명으로 0.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내 주장이 맞다면 일본 같은 나라들의 유일한 대안은 이민에 대한 문호를 여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규모 이민은 정치적 경제적,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에선 환영받는 대안이 아니다.
결국 일본과 러시아 등 인구감소국들은 장차 걱정스런 인구와 경제적 미래에 맞닥뜨릴 것이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사라지는 아이들(Missing Children)'이란 글을 옮긴 것입니다.
이민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가 인구감소를 겪지 않으려면 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적어도 2.1명은 돼야 한다.
하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70여개 나라에서 출산율은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일본 중국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그런 처지다.
특히 일본은 일본계가 아니면 이민을 받아들이길 꺼리고 있어 벌써부터 인구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낮은 출생률이 계속되고 이민에 대한 태도나 수용능력을 바꾸지 않는다면 일본의 인구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지금 기조대로라면 2050년까지 인구가 2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낮은 출생률에 따른 인구감소와 수명연장으로 앞으로 일하는 연령대의 인구 수가 은퇴한 사람보다 적어질 수 있다.
퇴직자들의 생활비와 의료비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이 갈수록 문제가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줄어드는 인구는 혁신(innovation)을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개 혁신과 변화는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혁신은 많은 고급 인력과 자본이 연구·개발에 집중될 때 가능하다.
또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에 대해 충분한 수요가 있을 때 이런 비용 지출이 의미를 갖게 된다.
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 등의 문제도 인구가 많음으로써 거꾸로 완화될 수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환경오염 등의 문제도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같이 출산율이 낮은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부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낮을 수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인구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일본의 출생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2%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하고 실업률이 줄어들고 있어 출생률 증가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1970년대 이후 출산율이 인구유지 가능한 수준 이하로 떨어진 나라에서 출산율이 크게 회복된 사례가 없었다.
아이를 기르는 시간의 기회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지식기반 경제 시대에 여러명의 아이를 낳기보다 한 아이에게 투자(교육 등)를 집중하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출생률은 부모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어린이 관련 시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면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출산을 늘리는 데 획기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한다.
프랑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오랫동안 산모 보조금 지급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출산율은 1.7명에서 1.8명으로 0.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내 주장이 맞다면 일본 같은 나라들의 유일한 대안은 이민에 대한 문호를 여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규모 이민은 정치적 경제적,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에선 환영받는 대안이 아니다.
결국 일본과 러시아 등 인구감소국들은 장차 걱정스런 인구와 경제적 미래에 맞닥뜨릴 것이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사라지는 아이들(Missing Children)'이란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