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경영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7월 중 13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사고율(사고건수÷보험가입대수)은 평균 5.9%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일본의 사고율이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높은 것이다.

사고율 증가 여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손해액÷경과보험료)은 77.9%로 6.0%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2~73% 수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자동차 보험은 적자를 보게 된다.

금감원은 손해율이 높아진 것에 대해 경과보험료가 작년 동기 대비 2.9%(716억원)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사고건수 증가로 발생손해액은 11.5%(2062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 5일 근무 확대와 과속방지 모형카메라가 철거된 상황에서 휴가철 자동차 운행 증가 등으로 사고건수는 증가한 반면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수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율을 떨어뜨리지 않고서는 손해보험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손보업계는 물론 시민단체도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과 업계 공동으로 강력한 보험사기 근절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별(온라인 전업사 제외) 손해율은 흥국쌍용 82.9%,신동아 82.6%,대한 81.5%,그린 80.1% 등 일부 중·소형사뿐만 아니라 동부 81.9%,LIG 81.2% 등 일부 대형사 역시 80%대를 넘어섰다.

모든 회사의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인 72~73%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일제히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부 보험사들은 7월 한 달간 손해율이 무려 90%를 웃도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은 그동안 손해율이 양호했던 서울 등 대도시 사고율은 높아지고 충남 전남 경북 등의 사고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며 향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보험료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이후 손해율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동아 그린화재 등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의 수지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보험료를 인상한 데 이어 내달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또다시 2~3%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