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 조직이 사실상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석 달째 장기 파업 중인 포항건설노조 소속 노조원 300여명이 4일 작업 현장에 복귀하거나 노조를 탈퇴하는 등 급속한 이탈 양상을 보이고 있어 노조 파업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포항건설협회에 따르면 노조 파업 이후 두 달여간 중단된 포항제철소 내 34개 작업 현장에 지난달 31일 20여명이 복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일 노조원 150명,4일 130여명 등 지금까지 모두 300여명의 노조원이 공사 현장으로 출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출근한 노조원 가운데 100여명은 파이넥스 공장 건설 현장에서,나머지는 34개 공사 현장별로 10~20여명씩 분산돼 부분 작업에 참여했다.

포스코건설은 또 그동안 포항건설노조 강성 지도부의 눈치를 보며 공사 현장 복귀를 꺼렸던 700여명의 비노조원들도 이날 되돌아와 1000여명의 근로자들이 포스코 공사 재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노조 파업 사태로 중단된 제철소 내 공사 현장이 파업 두 달여 만에 부분적이나마 일부 공사가 재개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현장에 복귀한 노조원들에 한해 작업한 만큼 정상적인 일당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행부의 강경 방침에 반발한 건설노조원 200여명이 최근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져 일용직 비정규 노조로는 국내 최강성 노조로 맹위를 떨쳤던 포항건설노조의 자진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 집행부의 강경 입장에 일반 노조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노조원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