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대형 주택에 대한 일반분양 청약 경쟁률이 접수 첫날 4.54대 1을 기록함에 따라 최종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하루 동안 국민은행에 청약한 서울 1순위자는 1만4천229명이었다.

서울지역의 600만원 이상 예금가입 1순위자가 모두 51만727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1순위자의 3%가 청약에 나선 셈이다.

지난 3월 중소형 아파트의 첫날 서울 경쟁률이 295대 1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낮지만 채권입찰제의 적용으로 실분양가가 8억원을 넘고 초기 자금부담이 1억5천만-3억1천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최근 강남 등 인기지역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실수요자들이 인기지역보다 비교적 가격이 낮은 판교에 소신 지원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25.7평 초과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수도권 예금 가입자는 129만명이다.

단순계산으로 중소형 주택처럼 청약가입자의 20%가 청약에 나선다고 하면 예상 경쟁률은 81.68대 1, 10%가 신청하면 40.83대 1이다.

블록별로 인기단지의 경우는 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용 30.8평 이하에 청약할 수 있는 가입자가 72만명이고 판교 중대형에서 대형 주택공급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40평대는 평균 30-40대 1 정도로 평형에 따라 경쟁률이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3월 분양 때 청약자가 하루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몰린다는 점과 분당지역 거주자들의 청약률이 높을 것이라는 점을 가정하면 실제 예상 경쟁률은 11, 12일 정도는 돼야 비교적 정확히 예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채권매입액도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4일 서울지역 1순위자 중 청약에 나선 소신지원자들은 채권매입액을 상한까지 가입한 실수요자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채권을 다 사지 않아도 당첨될 것이라던 정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비꼬았다.

한편 청약자 중에는 "나중에 계약금과 채권손실액은 어떻게서든 마련하면 된다"는 식의 '묻지마식 청약'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당첨이 되고도 초기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가 속출, 상당수 미계약 가구가 예비당첨자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