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반도체,컴퓨터,통신 등 실리콘밸리의 전통 정보기술(IT) 기업들에 구름이 끼고 있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가격만 맞으면 기업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1980~90년대 벤처캐피털 자금을 끌어당기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를 거머쥐었던 실리콘밸리의 전통 IT기업 경영자들이 사모펀드의 LBO(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기법) 방식에 의한 인수 제의에 솔깃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1년 전 데이터처리 기업인 선가드데이터시스템스를 시작으로 전통 IT기업들의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11월엔 서레나소프트웨어란 회사가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에 13억달러에 팔렸다.

지난달에는 KKR와 실버레이크가 필립스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를 95억달러에 사들여 월가를 놀라게 했다.

최근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시만텍 지멘스 노텔 어바이어 등 굴지의 IT 기업들도 바이아웃펀드에 매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DS 같은 IT서비스 기업도 거론된다.

지난 7월 프루덴셜에쿼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이 바이아웃 대상 기업의 리스트를 만든 데에는 HP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등의 이름도 올랐다.

실리콘밸리에 LBO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연간 10% 성장이 어려울 정도로 전통 IT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면 통상 시가의 '20%+알파'로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다.

익명을 원한 한 CEO는 "실리콘밸리의 모든 이들이 매각을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