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닷컴 버블이 오는가.'

미국판 싸이월드로 불리는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을 비롯 네티즌이 적극 참여해 만드는 사이트인 '웹 2.0'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들 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전통의 미디어 기업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앞다퉈 인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네트워킹(연결,교류) 사이트를 비롯한 웹 2.0 기업들이 광고 이외에 장기적인 수익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2000년에 이은 또 하나의 닷컴 버블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웹 2.0' 기업 인수 붐

대표적인 사례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가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을 5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구글 역시 마이스페이스닷컴 사이트에 검색박스를 설치하고 독점 광고를 게재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향후 3년간 9억달러를 지불키로 했다.

독일의 대형 상업 TV 방송업체인 프로지벤샛은 최근 독일의 온라인 업체 '마이비디오'(MyVideo)의 주식 30%를 사들였다.

마이비디오는 회원들이 스스로 제작한 동영상을 비롯 비디오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서로 교환하는 사이트다.

소니 픽처 엔터테인먼트 역시 동영상을 회원 간 공유 및 교환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인 '그루퍼'(Grouper)를 6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파일 교환 업체로 떠오르고 있는 '유튜브'(YouTube)도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존의 미디어 기업들의 웹 2.0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젊은 네티즌들이 TV나 영화 같은 일방 통행식의 전통 미디어에서 급속히 이탈,쌍방향의 웹 콘텐츠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 수익모델 개발이 과제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웹 2.0 관련 업체들 중 상당수는 장기적인 사업모델 개발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어떻게든 초기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거액의 광고를 유치하거나 곧바로 회사를 비싸게 팔아 넘기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니 닷컴 버블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주피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벤자민 레만의 말을 인용, "구 미디어 기업의 웹 2.0 기업 인수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 간의 새로운 실험이지만 장기 수익 모델 부재로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기가 높은 동영상 사이트의 경우 선정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광고주들은 이처럼 위험한 콘텐츠는 싫어한다"며 지속적 성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도 최근 ' 버블 2.0 ? '이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웹 2.0 붐이 버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닷컴버블 (.com bubble)

1990년대 말 인터넷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엄청난 자금이 몰려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신흥 IT(정보기술) 기업과 벼락부자를 양산했던 현상을 말한다.
과도하게 부풀려 졌던 거품은 2000년부터 꺼지기 시작,주가 급락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