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금속광산(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쌀 배추 등 대부분의 농산물에서 허용 기준치 이상의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들 지역 농산물은 수십년간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주변 시·군 등으로 유통됐을 것으로 보여 자칫 중금속 오염 파문이 우려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농림부,산업자원부,환경부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936개 폐광 중 토양오염이 심한 44개의 인근 지역에 대한 농작물과 토양·수질의 중금속 오염실태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 배추 시금치 대두 팥 고구마 무 감자 파 옥수수 등 10개 다소비 농산물을 대상으로 납 카드뮴 비소 수은 구리 등 5개 중금속 오염실태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개 농산물의 상당수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에서 정한 납과 카드뮴의 허용 기준치를 각각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금속 허용 기준이 유일하게 마련돼 있는 쌀의 경우 조사한 757건 중에서 납과 카드뮴이 각각 27.5%와 8.1%로 허용 기준치를 넘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재배된 쌀에서 국내(카드뮴 기준 0.2PPM) 및 코덱스 허용 기준(0.4PPM)을 훨씬 초과하는 최고 6.547PPM(mg/kg)의 납과 3.513PPM(mg/kg)의 카드뮴이 각각 검출됐다.

카드뮴의 경우 국내 기준을 최대 17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도 조사대상 367건 중 27.5%와 28.1%가 납과 카드뮴 허용 기준을 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폐광 인근지역 농산물에 대한 국내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코덱스 기준을 잠정 적용키로 했다.

현재 경작 중인 농산물도 출하 전에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뒤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전량 수매,폐기 조치키로 했다.

9개 위험우려 지역을 포함해 폐광 인근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오염 농경지는 휴경보상제를 실시하고 비식용 작물을 재배토록 할 방침이다.

또 이번 조사지역 이외 374개 폐광지역은 2009년까지 정밀 조사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카드뮴에 최고로 오염된 쌀(3.51ppm)로만 지은 밥을 성인(20∼64세)이 매일 23.8㎏씩 1년 이상 섭취해야만 겨우 카드뮴에 의한 영향의 일종인 단백뇨(소변에서 단백질이 섞여나오는 증상)가 나타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쌀 평균 섭취량이 234g인 점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김후진·조성근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