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돈 만진 손으로 약을 지어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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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돈 만진 손으로 약을 지어준다고?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Y씨(29)는 최근 약국을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당했다.
약사가 앞서온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건네준 손으로 장갑도 끼지 않은 채 Y씨에게 내줄 의약품을 조제했기 때문.Y씨가 이에 항의하자 약사는 '손님이 많아 시간이 없어 그랬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사과했다.
Y씨는 "집에 들어와 약을 먹으면서 이상한 균이 묻어있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약사들의 맨손조제가 성행하면서 약국이 의약품 위생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손으로 약을 만질 경우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이 약을 통해 환자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그러나 상당수 약국들이 비용문제나 사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닐장갑이나 자동포장기 사용을 꺼리고 있어 환자들의 질병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맨손조제는 약사가 조제와 판매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형 약국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서 직원 1명을 두고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혼자서 조제하고 복약지도도 하면서 때로는 직접 돈계산도 하다 보니 비닐장갑을 사용하기가 번거롭다"며 "맨손으로 조제하는 대신 되도록 돈 만지는 일은 직원한테 시키고 손을 자주 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면목동의 한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는 "자동포장기는 700만원 수준으로 비싸 작은 약국은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형 약국들은 대부분 약사가 조제를 전담하고 자동포장기를 보유한 경우가 많아 사정이 나은 편.그러나 맨손조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실정이다.
최근까지 서울 반포동의 한 대형약국에서 근무한 약사는 "3일분 이하 분량의 의약품은 자동포장기보다 손으로 하는 조제가 빨라 맨손조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닐장갑은 손에 땀이 차기 쉽고 작은 알약을 쪼개는 데도 불편해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이같이 약사들의 맨손조제로 인해 환자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최근 약사회 전국 각 시·도지부에 의약품 조제시 비닐장갑을 끼는 등 청결유지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로서는 약사들의 자체노력 외에 맨손조제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팀 관계자는 "법규정상으로는 맨손조제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법을 개정해야 할지의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약사가 앞서온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건네준 손으로 장갑도 끼지 않은 채 Y씨에게 내줄 의약품을 조제했기 때문.Y씨가 이에 항의하자 약사는 '손님이 많아 시간이 없어 그랬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사과했다.
Y씨는 "집에 들어와 약을 먹으면서 이상한 균이 묻어있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약사들의 맨손조제가 성행하면서 약국이 의약품 위생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손으로 약을 만질 경우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이 약을 통해 환자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그러나 상당수 약국들이 비용문제나 사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닐장갑이나 자동포장기 사용을 꺼리고 있어 환자들의 질병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맨손조제는 약사가 조제와 판매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형 약국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서 직원 1명을 두고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혼자서 조제하고 복약지도도 하면서 때로는 직접 돈계산도 하다 보니 비닐장갑을 사용하기가 번거롭다"며 "맨손으로 조제하는 대신 되도록 돈 만지는 일은 직원한테 시키고 손을 자주 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면목동의 한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는 "자동포장기는 700만원 수준으로 비싸 작은 약국은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형 약국들은 대부분 약사가 조제를 전담하고 자동포장기를 보유한 경우가 많아 사정이 나은 편.그러나 맨손조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실정이다.
최근까지 서울 반포동의 한 대형약국에서 근무한 약사는 "3일분 이하 분량의 의약품은 자동포장기보다 손으로 하는 조제가 빨라 맨손조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닐장갑은 손에 땀이 차기 쉽고 작은 알약을 쪼개는 데도 불편해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이같이 약사들의 맨손조제로 인해 환자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최근 약사회 전국 각 시·도지부에 의약품 조제시 비닐장갑을 끼는 등 청결유지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로서는 약사들의 자체노력 외에 맨손조제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팀 관계자는 "법규정상으로는 맨손조제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법을 개정해야 할지의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