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관한 질문에 "현재 그 방면의 예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이 탈 것으로 추정되는 특별열차가 신의주에 정차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나온 방중설은 일단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김 위원장은 이틀 전까지 신의주 인근에서 소위 현장지도를 했던 것으로 전해져 방중설을 부추겼다.

지난 3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의 구성 닭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1월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할 때도 신의주의 유치원에 들렀다가 곧바로 중국으로 들어왔던 적이 있어 이번에도 사실상 중국 방문길에 오른 게 아니냐는 추정이 잇따랐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설을 부인하기 전부터 중국 입국의 첫 관문인 단둥에 경계강화 등 별다른 변화가 없어 이 같은 방중설의 신뢰도는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단둥지역이 조용하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오늘 내일 중으로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 짜여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인 류샤오밍 대사가 오는 8일 부임할 예정이라는 것도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설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목이다.

북한에 중국대사가 정식 부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양국 정부가 논의한다는 게 이치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주 단둥에 갔을 때 중국이 김 위원장을 정식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조만간 중국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너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정상화시키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후로 껄끄러워진 양국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선 양국 수뇌부가 조만간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베이징 외교가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방중 시점을 알아내기 위한 정보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정지영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