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5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에 참여할 한국측 대표단 218명과 미국측 대표단 98명이 모두 시애틀 시내 웨스틴 호텔에 투숙했다.

회담이 처음으로 양국 수도가 아닌 제3의 도시에서 열리면서 양국 대표단이 한곳에서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된 것.이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웨스틴호텔과 계약해 1박 요금(조식 및 세금 포함 270달러가량)을 절반 가까이 할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 협상단을 따라온 업계 관계자(한국측 30~40명,미국측 20~30명)를 감안하면 모두 400여명 가까운 인원이 묵게 돼 호텔도 수지 맞는 장사를 하게 됐다.

이 호텔은 전체가 891실의 별 4개짜리 특급 호텔로 호텔 방의 절반 가까이가 한·미 FTA 관련 인원으로 가득 찼다.


ㅇ…한국측이 218명에 이르는 매머드급 협상단을 파견하자 미국측도 상당히 놀라 98명까지 협상인원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협상 인원은 미국이 워싱턴 지역 외에서 가진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국측은 지난 6월 1차 협상 때는 본거지인 워싱턴에서 열린 점을 감안,140여명이 협상단에 나섰으나 7월 2차 서울 협상에는 80명만이 참여했었다.

웬디 커틀러 대표는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200명이 넘는 협상단을 보냈다.

2 대 1로 우리를 누르고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ㅇ…시애틀이 회담장소로 선정된 데에는 시애틀시가 연방정부에 상당한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USTR가 한번의 협상을 워싱턴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하기 위해 도시들을 탐문한 결과 시애틀이 가장 먼저 손을 든 셈.이 때문인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틀러 대표는 시애틀이 좋은 날씨로 반겨줘 고맙다는 말 등 시애틀을 5분여 가까이 칭찬하면서 회견을 시작했다.

시애틀은 협상이 열리는 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가 예보돼 있으며 낮기온도 22도 전후로 적당해 활동하기에 좋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