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2000cc급의 자동차가 수입차 시장의 주력 판매차종으로 떠올랐다.

수입차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2000㏄급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배기량 3000cc 이하의 차량이 총 2127대 팔렸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3375대)의 63%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2000cc대의 차량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3000cc 이하의 비중이 65.1%에 달했다.

2000cc급 수입차의 돌풍은 아우디 A6 2.4와 렉서스 IS250,폭스바겐 골프 2.0 등 '3인방'이 주도하고 있다.

아우디 A6의 경우 8월 한 달간 2.4(2400cc)모델이 128대 팔린 반면 3.0 (3000cc)모델은 35대 나가는 데 그쳤다.

7월에 53대 판매됐던 IS250(2500cc)은 8월 들어 133대나 팔렸다.

폭스바겐의 골프 2.0(2000cc)과 제타 2.0(2000cc)모델 판매량도 7월에 비해 8월에 훨씬 늘었다.

특히 아우디 A6 2.4는 올 들어 8월까지 1217대가 팔려 수입차 전체 누적 판매 순위에서도 3위에 올랐다.

렉서스 IS250(978대)과 폭스바겐의 파사트 2.0FSI(572대)도 각각 6위와 9위에 랭크됐다.

이들 차량의 판매가격은 3000만∼6000만원대다.

이 같은 현상은 수입차 구입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수입차 구매비중은 2004년 26.4%에서 지난해 23.8%로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23.1%로 낮아졌다.

반면 30세 이하의 수입차 구매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79.3%나 늘었다.

국내 업체들은 2000cc급 수입차의 공세로 중소형차 시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최근 중소형차의 크기를 키우고 대형차나 수입차에 견줄 만한 첨단 장치들을 잇따라 채택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며 "수입 중소형차에 맞서려면 국산 중소형차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