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가 창립 45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세무사가 크게 늘면서 세무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세무사들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역할이 변모하고 있다.

임향순 세무사회 회장은 "세무사는 단순히 세무 장부를 대신 정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납세자들의 사업 및 재산 형성의 파트너이자 컨설턴트입니다"라는 말로 세무사의 변화한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세무사들의 사회적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입법을 추진 중인 '회계참여제'와 '사법보좌인제'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무사 시험 합격자 축소를 추진 중이라는데.

"7000여명의 회원 중 지난해에만 200여명이 휴업하거나 폐업했다.

지나치게 많아진 세무사 합격자 때문이다.

1995년까지 100명대이던 합격자는 2002년부터 매년 700여명씩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세청에 재직해 자격증이 자동 주어지는 분이 한 해 200여명 이상이다.

또 회계사도 세무 대리를 본업으로 삼는 분들이 많다.

이렇게 되면서 일부 세무사는 월 10만원 정도 받던 기장 업무를 월 3만원에 가져간다.

이런 분들이 5∼6개월 만에 망해 기장을 맡긴 고객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700여명의 합격자를 500명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재경부 국세청 등과 협의하고 있다.

회계사의 경우 내년부터 합격자가 1000명대에서 750명으로 줄어든다."

-세무사 시험 과목 변경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들었다.

"세무사가 세무와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험 과목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세무사 시험에서는 세법과 회계학만 본다.

재무관리 등은 선택과목이다.

최근 세무사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납세자 자산관리라든가 컨설팅을 많이 한다.

여기에는 재무관리 재정학 등에 대한 소양이 필요하다.

조세 관련 행정 쟁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행정소송법 민법 등 법률지식이 있어야 한다.

현재 선택과목 등으로 돼 있는 이들 과목을 필수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추진 중인 회계참여제도가 도입되면 무엇이 좋은가.

"일본은 올해부터 '회계참여제'와 세무사의 '사법보좌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자산 70억원 이상인 법인만 공인회계사에게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자산이 그 미만인 법인은 방치돼 있다.

그래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고 해도 공인받은 재무제표 등이 없어 힘든 중소기업도 많다.

회계참여제는 중소기업의 회계 투명성과 재무제표에 대한 신용도 제고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사법보좌인제는 어떤 점에서 필요한가.

"현재 세무당국의 과세 처분에 대해 납세자가 당국에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과세적부심을 낼 때는 세무대리인이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 행정소송을 하게 되면 조세전문가인 세무사가 참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본은 세리사회와 일본 변호사회가 합의해 사법보좌인제를 도입했다.

조세 소송에서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서 진술할 수 있는 사법보좌인제도는 납세자 보호를 위해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