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곧 목숨이다."

제환석 FnC코오롱 사장(59)이 임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1998년 제 사장은 코오롱그룹 구조조정본부에 근무하던 중 '죽을 가능성이 높은 병'으로 한 달가량 투병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는 간절히 기도했단다.

"지금 회사에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시면 회사와 딸린 식구들을 살리는 일에 목숨을 걸겠습니다"라고.

기적적으로 생환해 회사로 돌아오면서 제 사장은 '덤으로 얻은 인생을 회사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반드시 샤워를 한 뒤에야 출근길에 나서는 그의 습관도 전투에 나서는 장수의 기분으로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일종의 '세례의식'이다.

"지금은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기업이 돈을 못 번다는 건 사람으로 말하면 죽는 것과 똑같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임직원까지 모두가 목표 달성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기분으로 뛰어줘야 기업이 살 수 있습니다."

조직에 이 같은 긴박감을 불어 넣기 위해 제 사장은 '목표점검회의'를 도입했다.

부서 단위로는 매일,팀장급 이상 모임은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목표 달성 실적을 스스로 평가해 보고한 뒤 새로운 목표를 내놓는다.

또 각 브랜드 매니저에게 최종결정 권한을 주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렇게 직원들을 몰아세우기만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제 사장은 "그룹 차원의 '성과배분 제도'에 따라 지난해 말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목돈으로 쥐어줬다"며 "100가지의 복지 혜택보다 더 확실하게 직원들 사기를 올려줄 수 있는 건 바로 두둑한 성과급"이라고 대답했다.

직원들마다 한 달 기본급의 500~600%씩을 받아갔다는 게 제 사장의 설명.직원들 사이에 열심히 뛴 만큼 회사가 돌려준다는 확실한 믿음이 자리잡은 결과 제 사장이 올해 새로 도입한 '신호등 시스템'과 '매장 인센티브제' 등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것.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