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터넷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전송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영화 한 편 내려받는 데 20~30분 걸리던 것이 수초로 단축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7일 인터넷 전송 속도를 2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광파장 다중화 광가입자망' 기술을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코어세스와 공동으로 개발해 일본에서는 이달 중,한국에서는 내년부터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TRI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50Mbps(초당 50메가비트를 전송하는 속도) 안팎인 초고속인터넷 전송 속도가 1Gbps(초당 1기가비트를 전송하는 속도)로 빨라질 뿐 아니라 광케이블 한 가닥에 16개의 광파장을 보낼 수 있어 전송 효율이 16배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효율이 16배 높아지면 광케이블 한 가닥으로 현재는 32명이 동시에 사용하지만 512명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광가입자망(FTTH)을 기반으로 한다.

광가입자망이란 인터넷 사용자의 집까지 구리가 아닌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가입자망을 말한다.

이는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광케이블을 깔고 이곳에서 가정까지는 구리선으로 연결하는 광동축망(FTTC)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현재 국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광가입자망을 확충하고 있다.

ETRI는 이 기술이 개발되자 국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KT 하나로텔레콤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등지의 사업자들도 앞다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전송 속도를 20배,효율을 16배나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TRI는 이달 초 일본에서 실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험에 성공해 일본 사업자에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내년 초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KT는 내년 2분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결국 내년에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는 '1Gbps 시대'가 열리게 된다.

연구개발 책임자인 ETRI WPON기술팀 김병휘 팀장은 "1Gbps 속도는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2010년이 돼야 상용화될 수 있겠지만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는 올해부터 상용화된다"면서 "초고속인터넷 4세대 구현이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