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실시된 LG카드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정밀 삼보컴퓨터 등 대형 M&A에 빠짐 없이 참여,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미국계 펀드인 칼라일 출신의 김병주 회장,윤종하 대표 등 한국인과 중국인 쿵 쿠오추안,그리고 칼라일 재팬 대표를 지낸 일본인 시주가나 겐스케 등이 설립한 바이아웃(Buy-out)펀드다.

바이아웃펀드는 회사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를 말한다.

김병주 회장은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의 넷째 사위로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 및 매각을 맡아 화제가 됐었다.

MBK파트너스가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 규모는 무려 15억6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다.

싱가포르의 정부 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가 5억달러,캐나다의 온타리온 교직원연금 등이 2억5000만달러를 맡겼고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일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 자금을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모두 18명의 전문가들이 서울 상하이 도쿄에 지사를 두고 해당 지역별로 투자팀을 구성,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한미캐피탈과 HK상호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했다.

중국에서도 공항시설관리회사인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에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대만 최대 케이블TV업체인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인수전에도 참가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전체 펀드 자금 중 한국시장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미캐피탈과 HK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약 1700억원이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아직 8000억원이 넘는 실탄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앞으로도 국내 M&A 시장에서 '다크 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금융회사에만 투자했으나 향후 통신·미디어,중공업 소비재,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등의 인수전에도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윤종하 대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인수기업의 경영진 및 직원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MBK파트너스가 경제 규모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던 국내 M&A 시장에서 활력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