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지상파 DMB가 드디어 전국방송을 시작했다.

비록 사전 테스트를 위한 정보통신부의 '실용화시험국' 허가였지만 이제 수신기만 있으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지상파 DMB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지상파DMB폰을 사놓고도 활용을 못해 애태웠던 지방 사용자들에겐 가장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 전국 방송의 물꼬를 텄을 뿐 험난한 난제들이 많아 방송의 질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2월1일 수도권을 대상으로 첫 전파를 탄 지상파 DMB 방송이 전국 8개 지역으로 서비스 폭을 넓힌다.

수도권에는 총 6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부산,광주,춘천,서귀포 지역에선 KBS의 실험방송만 이뤄졌었다.

그리고 이달 들어 대전 대구 전주 제주까지 확대됐다.

정통부 전파방송기획단 방송위성팀의 송상훈 서기관은 "이번 서비스 지역 확대로 143만대를 돌파한 지상파DMB 단말기 판매도 탄력을 받아 연내 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외에도 방송국 및 네트워크 장비 업체 등 지상파 DMB 관련 산업 활성화에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의 실험방송을 제외하면 아직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다른 방송을 볼 방법은 없다.

지난해 개국 당시 올 연말까지 전국방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지만 그 준비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 발표로 인해 지상파DMB 전국방송의 물꼬가 터졌지만 아직 방송 여건은 좋지 않다.

연말까지 불과 3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실험방송을 위한 사업자 선정만 확정된 상태이며 KBS에 의해 송출되는 비디오 한 개 채널 외에 타 방송사의 비디오 한 개 채널은 미확정 상태다.

설령 확정이 되더라도 단 두 개 채널만으로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해볼 수 없어 기대만큼의 파급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지상파 DMB 사업자의 수익모델 부재 또한 시장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DMB와 달리 무료로 제공되는 지상파 DMB의 유일한 수입원은 광고다.

그러나 최근 지상파 DMB 특별위원회에 의해 발표된 6개 사업자의 8월 광고 수주금액은 1억2000여만원으로 월드컵 기간이었던 6월 2억6000만원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6개 사업자가 올 연말까지 1200억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키로 한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은 수익이다.

이런 식이라면 지방 방송이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수도권 지상파 DMB방송에서 입증됐는데 적극적으로 지방 방송에 나설 사업자가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