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이어 맥주시장에서도 '저가 판매전쟁'이 점화됐다.

오비맥주는 11일 국내 맥주제품 중 가장 큰 용량에 해당하는 1.8ℓ짜리 'OB블루' 큐팩(페트병)을 기존 1.6ℓ와 동일한 가격으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의 공장 출고가는 3201원.소비자들은 오는 15일께부터 대형 마트(할인점)에선 평균 3400원 안팎,소매점에선 4300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비는 또 다음주 중 캔 제품으로까지 '저가전략'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355㎖ 캔 제품의 용량을 400㎖까지 늘리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OB'와 '카스' 브랜드를 갖고 있는 오비맥주의 이런 저가전략은 하이트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몇년째 40%선에 머물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두산이 소주 신제품인 '처음처럼'의 출고가(370㎖)를 800원에서 730원으로 내리면서 1등업체인 진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과 관련,맥주시장에서도 저가경쟁이 벌어질지 주목을 모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출고 가격을 일부 내리는 식으로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큰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기존 가격에 용량을 더해 제공하는 것만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 이득을 제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하이트맥주는 일단 맞불을 놓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몇 차례 355㎖ 캔맥주에 대해 시즌상품으로 400㎖로 늘려 판 적이 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저가정책은 2등 업체 등이 선두 업체를 추격하기 위해 자주 쓰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는 최근 100% 보리 맥주인 '맥스'를 출시하면서 인기 영화배우 장동건을 모델로 등장시켰으며,오비는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오는 25일 출시하는 '오비 아이스 라이트'의 모델로 신세대 배우 조인성을 캐스팅하는 등 두 회사 간 마케팅전은 이미 점화된 상태다.

한편 올 여름은 평년에 비해 무더운 날씨가 길었던 덕에 8월 한 달간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는 전년 대비 7.0%와 1.2% 각각 증가한 1221만상자,868만상자를 출고했다.

시장 점유율은 60.2% 대 39.8%였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