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에 IT(정보기술)업종내에서 실적 호전세가 단연 돋보였던 하이닉스가 하반기 들어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깜짝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채권단 물량 부담도 사라져 수급도 나쁘지 않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오른 것만 빼고는 더이상 나무랄 데가 없다"고 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하이닉스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점 분할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11일 하이닉스는 코스피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인 3만6700원으로 마감됐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다른 기술주들이 2%대 낙폭을 보인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닉스 실적이 연말로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기관들이 '하이닉스 사재기'에 나서 주가 상승세가 좀체 꺾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실적호조 배경에는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부문까지 좋아지는 '쌍끌이 호전'이 자리잡고 있다. D램 부문은 이미 지난 2분기부터 가격 반등세가 이어지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반도체팀장은 "D램 가격은 PC 비수기인 4분기에 일시적인 약세가 예상되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 출시 효과와 경쟁업체들의 공급차질 등으로 반등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희 연구위원은 "그동안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이 느렸던 낸드플래시도 8월부터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주문 증가가 뚜렷해지면서 9월 들어서 4기가 제품의 경우 고정거래 가격이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가격 반등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이 5746억원으로 분기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4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급측면도 나쁘진 않다. 상반기 내내 주가상승 발목을 잡았던 채권단 물량 부담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우려 대상이 아니다.

다만 회사측이 검토 중인 4억달러 규모의 해외 CB(전환사채) 발행은 2% 정도의 물량증가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부담일 수 있지만 주주가치를 훼손할 정도가 아닌 데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장재원 마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지난 6월 말 채권단 2차매각 이후 주가가 단기간에 37% 정도 급상승한 것은 부담요인이다. 이민희 연구위원은 그러나 "4분기 영업이익의 시장 평균 전망치가 5000억원 수준인데 실제 이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윤곽이 잡히면 주가는 한차례 더 세게 움직일 것"이라며 "단기 조정이 있을 때마다 저점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