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보호무역론자들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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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무역론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편협한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숭고한 이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특히 도하라운드 협상이 중단돼 자유무역의 이점을 옹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협상이 장기적 동면에 빠지면서 보호무역론자들의 반격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포퓰리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유럽에선 '자국 대표기업'을 육성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도 보호무역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움직임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지돼야 한다. 이와 관련, 오는 19∼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모든 나라를 위해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돼야 한다는 점과 가난한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무역확대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무역이 증가하면서 생겨나는 이익에서 도하라운드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도 얻을 수 있다.
1975년 이후 세계무역 규모는 매년 6%씩 성장했다. 이런 무역확대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줬다. 최근 세계은행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무역 자유화가 좀더 이뤄진다면 그 덕분에 9500만명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나는 IMF 자문그룹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의 의장으로서 무역확대와 글로벌화를 위한 의제를 회의에서 항상 강조해왔다. 이번에도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와 함께 기업 및 금융 리더들의 회의를 주재해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글로벌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자유무역을 위해선 각종 무역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개도국의 낙후된 인프라로 인한 물류비 부담이 심각한 무역장벽으로 꼽히고 있다. 이것이 관세보다 10배나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장벽을 제거하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지난 7월 도하라운드가 무기한 결렬되게 만든 원인이었던 선진국들의 농업 관련 관세와 보조금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번 싱가포르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유럽은 농산물 관세 인하폭을 당초 제시한 39%보다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농업보조금을 53% 이상 감축해야 한다. 브라질도 공산품 수입관세를 최대 30%까지 낮춰야 한다.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계기가 마련된다면 연내에 협상성공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오늘날 글로벌화에 가장 타격을 주는 것이 시위대들의 격렬한 저항이 아니라 글로벌화의 수혜자인 선진국들간에 빚어진 무역 자유화를 둘러싼 갈등이란 점은 아이러니다.
싱가포르 회의가 자유무역과 글로벌화의 기반을 다지는 출발점이 되게 하자.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The Protectionist Backlash'를 정리한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무역론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편협한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숭고한 이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특히 도하라운드 협상이 중단돼 자유무역의 이점을 옹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협상이 장기적 동면에 빠지면서 보호무역론자들의 반격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포퓰리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유럽에선 '자국 대표기업'을 육성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도 보호무역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움직임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지돼야 한다. 이와 관련, 오는 19∼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모든 나라를 위해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돼야 한다는 점과 가난한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무역확대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무역이 증가하면서 생겨나는 이익에서 도하라운드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도 얻을 수 있다.
1975년 이후 세계무역 규모는 매년 6%씩 성장했다. 이런 무역확대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줬다. 최근 세계은행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무역 자유화가 좀더 이뤄진다면 그 덕분에 9500만명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나는 IMF 자문그룹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의 의장으로서 무역확대와 글로벌화를 위한 의제를 회의에서 항상 강조해왔다. 이번에도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와 함께 기업 및 금융 리더들의 회의를 주재해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글로벌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자유무역을 위해선 각종 무역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개도국의 낙후된 인프라로 인한 물류비 부담이 심각한 무역장벽으로 꼽히고 있다. 이것이 관세보다 10배나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장벽을 제거하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지난 7월 도하라운드가 무기한 결렬되게 만든 원인이었던 선진국들의 농업 관련 관세와 보조금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번 싱가포르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유럽은 농산물 관세 인하폭을 당초 제시한 39%보다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농업보조금을 53% 이상 감축해야 한다. 브라질도 공산품 수입관세를 최대 30%까지 낮춰야 한다.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계기가 마련된다면 연내에 협상성공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오늘날 글로벌화에 가장 타격을 주는 것이 시위대들의 격렬한 저항이 아니라 글로벌화의 수혜자인 선진국들간에 빚어진 무역 자유화를 둘러싼 갈등이란 점은 아이러니다.
싱가포르 회의가 자유무역과 글로벌화의 기반을 다지는 출발점이 되게 하자.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The Protectionist Backlash'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