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잘치는 부하직원이 봐주는 골프는 싫다.'

'라운드 중 비즈니스를 성사한 경험이 70%를 넘는다.'

'타이거 우즈와 함께하는 라운드라면 1000만원이라도 지불하겠다.'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1000대 기업 CEO(최고경영자) 중 골프를 잘치는 상위 200명의 CEO를 대상으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들이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


○골프와 비즈니스는 불가분:조사대상 CEO의 71%가 '라운드 중 비즈니스를 성사시켰다'고 말한다.

한 CEO는 "처음에는 쌀쌀했던 한 거대 비즈니스 파트너와 한 팀이 돼 라운드한 끝에 이기자 곧바로 우리 고객이 됐다"고 밝혔다.

CEO들은 전체 라운드 중 35%,즉 세 번 중 한 번은 비즈니스와 연관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은 단 한 사람의 예외 없이 "다음 분기에 큰 이익을 내는 것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라운드하는 것 중 택일하라면 이익을 내는 쪽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봐주는 골프'는 용납 안 한다:200명의 CEO 모두는 "골프 잘치는 부하가 자신과 함께한 라운드에서 봐주기식으로 치는 일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비록 고객과의 라운드일지라도 자신이 봐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일은 일이고,골프는 골프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라운드 횟수는:올해 20라운드 이상 플레이한 CEO는 93%였고,30라운드 이상 플레이한 CEO도 57%에 달했다.

200명 중 오직 한 사람만이 '올해 라운드 횟수가 10차례가 안 된다'고 대답했다.

CEO들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라운드한다고 볼 수 있다.

○타이거 우즈와 라운드할 기회가 있다면:31%가 '1만달러(약 960만원)를 내고라도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미 우즈와 라운드해본 CEO 가운데 절반은 '기회가 되면 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CEO는 "우즈와 동반 라운드는 무시무시하다.

얻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의 '골프 습관'은:43%가 '라운드 중에는 항상 휴대폰을 끈다'고 말한 반면 21%는 '켜놓는다'고 답했다.

꺼놓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이례적이다.

또 그들 가운데 38%는 '동반자나 자신,규칙을 속인다'고 털어놓았다.

15%는 '동반 CEO가 속이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한 CEO는 "골프는 인생과 흡사하다.

골프에서 속이는 사람은 인생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따끔하게 말했다.

○클럽·회원권·진기록은:62%는 골프백속에 사용한 지 5년 이상 된 클럽을 적어도 하나는 갖고 있었다.

65%는 적어도 두 군데의 프라이빗 골프클럽에 가입해 있고,45%는 4곳 이상의 프라이빗 골프클럽에 가입해 있다.

200명 가운데 15%는 홀인원을 해봤다고 대답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