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차 뉴타운 12곳 가운데 한남·방화·노량진·중화·미아 등 5~6곳이 정부가 이달 말 지정할 예정인 광역 재개발을 위한 재정비 촉진지구에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차 뉴타운은 10곳 중 9곳이 재정비지구 사업에 합류키로 한 3차 뉴타운과는 달리 뉴타운과 재정비지구로 분산돼 재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2차 뉴타운 5~6곳을 포함해 △3차 뉴타운 9곳 △2차 균형발전 촉진지구 3곳 △세운상가 일대 등 20곳 정도가 재정비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들 가운데 2~3곳을 이달 말 1차 시범지구로 지정할 방침이다.

11일 서울시와 일선구청에 따르면 2차 뉴타운 12곳 가운데 △용산구 한남 △강서구 방화 △동작구 노량진 △중랑구 중화 △강북구 미아 등 5곳은 재정비지구 지정을 신청키로 했다.

양천구 신정 뉴타운은 주민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신청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반면 아현·가좌·전농 뉴타운은 뉴타운사업을 선호하는 주민여론이 강해 재정비 지구 합류가 어려울 전망이다.

가좌의 경우 뉴타운 내 7개 구역 가운데 2곳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을 마치는 등 사업이 많이 진전됐으며 전농 뉴타운은 주민들이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재정비 사업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천호·영등포·교남 뉴타운은 재정비지구 지정에 필요한 최소 면적(50만㎡)에 미달돼 원천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2차 뉴타운 주민들이 재정비지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존 뉴타운사업에 비해 실익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비지구로 지정되면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완화돼 중·대형 평형을 40%까지 지을 수 있다.

층고제한도 없어 40~50층 이상의 고층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하지만 용적률이 늘어나는 만큼 부지를 제공해 임대주택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뉴타운에 비해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강하다.

특히 토지거래허가 기준이 뉴타운(54평)에 비해 재정비지구(6평)가 훨씬 까다롭다는 점이 결정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건교부가 재정비지구로 지정하더라도 기존 뉴타운 개발기본계획이 재정비 지구용 개발 계획으로 그대로 인정될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건교부와 서울시는 2차 뉴타운의 개발기본계획을 어느 범위까지 재정비 촉진계획으로 인정할지를 놓고 협의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 2차 뉴타운 가운데 재정비지구로 지정되지 않는 곳은 기존 뉴타운 사업 방식대로 진행된다.

서명교 건교부 주거환경팀장은 "뉴타운 주민들은 뉴타운과 재정비지구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골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