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관련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66.25달러로 마감,최근 5개월 내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유가는 9월 들어 5.7%가 떨어지는 등 하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반등 요인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든 반면 하락을 부추길 만한 재료들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 시장에서 휘발유 성수기가 마무리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이란 규제가 지연된 데다 영국 BP가 알래스카 유전 원유생산을 10월 말까지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발표한 점도 유가의 낙폭을 키우고 있다.

윤세진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공급 차질 우려를 해소하는 긍정적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어 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총회를 앞두고 에드먼드 다우코르 의장이 원유 생산 제한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변수라면 변수다.

유가가 약세를 이어가자 그동안 조정을 면치 못했던 유가 관련주들이 일제히 기를 펴고 있다.

항공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지난 8월25일께 바닥을 찍은 후 20일,60일 이동평균선 간 '골든크로스'를 나타냈다.

굿모닝신한 동부 한국 등 증권사들은 최근 항공주의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며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주의 경우 그동안 고유가에도 불구,운임을 올리지 못한 까닭에 유가 하락 효과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할 경우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증권선물거래소는 과거 통계에 비춰보면 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낼 때 주가는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