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泳根 < 한국항공대 교수 · 항공우주공학 >

일본이 11일 북한의 미사일 감시를 주임무로 하는 세 번째 정찰위성(衛星)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7월엔 북한이 갑작스레 미사일을 시험발사함으로써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북한의 실질적인 미사일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형 복합시스템인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과 부품이 필요하다. 기술은 소유한다고 할지라도 부품 소재 등은 어디서,어떻게 공급받을까?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전략물자에 대한 국제수출통제 및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북한은 지난 30년 동안 미사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경주(傾注)해 왔다. 따라서 현재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의 명중률,성능 및 가격 면에서도 러시아 미사일 못지않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이들 미사일을 이란 파키스탄 이집트 시리아 등에 수출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1990년대 들어 일본과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확보하는데 주력해 왔다. 1998년 8월에 대포동 1호를 발사했다. 대포동 1호 로켓은 2단으로 구성됐으며 실제 광명성 1호 위성을 탑재하였다. 그러나 3단인 상단로켓(Upper stage)을 탑재하지 않아 위성을 운용궤도에 올리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따라서 광명성 1호로부터 신호 수신이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위성발사를 구실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이다.

미사일의 핵심기술은 크게 세 분야로 구성된다. 유도와 제어기술,엔진기술 및 구조재료와 전자기술이 그것이다. 북한은 미사일에서 핵심기술인 로켓 유도 및 제어를 위한 관성항법장치에 필요한 자이로와 가속도계를 직접 개발해 사용한다고 한다. 로켓엔진의 경우도 소재를 제외하고는 압축기 터보펌프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북한 미사일 개발의 국산화율은 70~80%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재,원자재 및 전자소자(素子) 등은 외국에서 구매해 부품단계에서 직접 설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미사일의 전장품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반도체,IC 등의 전자소자는 해외에서 조달한다. 일반적으로 미사일에 사용되는 소자는 최소 군용급 이상이 요구된다. 발사 시에 요구되는 강력한 진동,고도 상승에 따른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발사환경이 짧은 시간 동안 작용되고 최근의 전자소자기술이 이러한 환경에 잘 견디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산업용 소자를 사용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들 전자소자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각기 다른 유형의 소자를 소량 구매한다. 소자를 구매하여 회로설계는 직접 수행한다. 전체적으로 북한의 전기전자 통신 컴퓨터 등의 기술은 러시아와 유사한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고,시설 장비 등의 인프라가 노후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사일의 구조 재료인 특수강 합금강 및 복합재료 등도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지에서 들여온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의 원자재는 러시아 프랑스 등으로부터 건축용 등으로 수입해 전용(轉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바세나르 협약(WA)' '핵공급 그룹(NSG)'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의 다자간 수출통제체제를 통해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물자 및 기술에 대한 이전(移轉)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에 상주하는 대리인을 통해 이들 전략물자를 구매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최종 사용자나 최종 용도에 대한 수출통제도 강화되고 있지만 이들 대리인을 통한 구매에 대한 통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때에 국내기업은 자사의 소자,소재 또는 부품이 북한 미사일의 물자로 흘러 들어가 사용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되어 크나큰 낭패에 처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