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석사(MBA) 수업이 교실을 박차고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세계 주요 비즈니스 스쿨들이 강의-사례연구-리포트 제출 등 전통적 수업 방식에서 탈피해 연극과 패러디 영화 제작,모래성 쌓기 시합,코스 요리 준비 등 창의적인 활동을 추가하는 식으로 커리큘럼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교실에서 배운 이론을 검증해볼 수 있고 창의성과 혁신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으며 팀웍 리더십 조직행동 등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비즈니스 스쿨인 HEC의 발레리 고티에르 부학장은 "학생들이 나중에 기업경영자가 되든 안되든,창조적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UC어바인의 MBA스쿨 학생들은 매년 하루를 잡아 해변에서 모래성 쌓기 시합을 벌인다.

일정한 규정에 따라 다리와 탑 등을 갖춘 모래 궁궐을 짓는다.

각 팀의 리더들은 바다에서 물길어오는 작업,모래를 퍼서 벽돌처럼 만드는 작업,섬세한 묘사작업 등을 팀원들에게 할당한다.

레이놀드 바이어즈 교수는 "각 팀은 노동력을 세분할지,한 사람이 여러 작업을 하도록 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경영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대 비즈니스 스쿨은 학생들에게 경영과 관련된 미니 영화를 만들도록 하고 우수작에 상을 수여한다.

학생들은 한 팀을 이뤄 영화를 만들면서 리더십을 기르고 프로젝트성 사업의 경영기술도 체득할 수 있다.

작년 우승은 '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한 팀이 차지했다.

HEC에선 학생들이 직접 멋진 코스 요리를 준비해 100명이 넘는 초청자를 대접하기도 했다.

여기에 참여한 한 학생은 "처음엔 이런 시도에 회의적이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창의성과 리더십,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슬로베니아의 IEDC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조각가,영화감독,시인 등으로 강사진을 확대하기도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