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수도권 주요 전철과 전국 일반철도 21개 중 15개의 완공 시기가 2~7년 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이들 사업의 공사비는 이미 당초 계획보다 7조9566억원(56.2%) 급증했고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이진구 의원(한나라당)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수도권 광역전철을 보면 분당선 연장구간인 분당 오리~수원 간 복선전철의 완공시기는 현재의 2008년에서 2015년으로 7년 늦어진다. 또 2008년 완공예정이던 분당선 왕십리(서울 성동구)~선릉(서울 강남구) 구간도 2010년으로 2년가량 개통이 늦춰진다. 경의선 용산~문산(경기) 구간도 계획보다 2년 늦은 2010년 개통된다. 경춘선 망우(서울 중랑구)~금곡(남양주시) 구간은 2009년에서 2010년으로 완공시기가 늦어진다.

이에 따라 파주 용인 남양주 지역에 건설 중인 택지지구 입주민 일부는 입주 초기에 전철을 이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이달 분양에 들어간 파주신도시(운정지구)의 입주는 2009년부터 시작되지만 전철은 일러야 2010년 개통된다.

일반철도의 경우 중앙선 덕소(남양주)~원주(강원도) 구간의 개통이 2008년에서 2010년으로 지연된다. 또 경춘선 복선화 사업,중앙선 충북 제천~충북 담양 구간,전라선 순천~여수 구간 등의 사업도 2~4년씩 공기가 연장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공기 전망도 2011~2015년까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006~2010년 예산보다 50% 증액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산정한 것이어서 이들 철도 사업의 공기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발표한 재정운용계획은 철도 예산을 2006~2010년 사이에 연평균 4%씩 줄이는 것으로 돼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철도건설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예산부족,보상지연,주민민원,암반출현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예산 부족"이라고 말했다.

완공시기가 늦어지면서 현재 건설하고 있는 21개 전철 및 일반철도사업의 사업비는 당초 14조1572억원에서 현재 22조1138억원으로 56.2% 껑충 뛰었다. 특히 오는 12월 개통할 예정인 경원선 의정부~동안(동두천) 구간 사업비는 당초 986억원에서 8681억원으로 780%나 급증했다. 그러나 공기가 2~7년 정도 늘어나는 구간이 많아 사업비는 추가로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공기가 지연되면 물가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해줘야 하는 데다 토지보상비도 눈덩이처럼 불어 공사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복지예산을 급증시키면서 SOC 투자를 축소하는 바람에 공기가 끝없이 연장되고 사업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국민들만 늘어나는 세금부담과 교통혼잡으로 고통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