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대전이 시작됐다.

많지 않은 일자리를 놓고 또 다시 많은 젊은이들이 가슴을 죄는 순간을 견뎌야 한다.
취업은 인생의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 경제가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경제활력 위축에 따른 저성장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취업 문제는 여전히 낙타와 바늘구멍의 비유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수년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제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단어는 신조어 대접을 받지도 못할 정도로 일반화했다.

젊은 실업자들의 모임인 '전국백수연대(전백연)'는 최근 서울시에 NGO(비정부기구)로 등록할 정도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백수는 할 일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탐색기간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주덕한 전국백수연대 대표의 얘기처럼 취업 준비생들은 '백수 예비후보'가 아니라 '예비 사회인'이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취업문이 좁다고 일찌감치 포기할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실력을 쌓고 전문성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요즘 대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과거처럼 학력이나 성적,영어능력만 전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적성과 실무능력을 갈수록 강조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위해 적지 않은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면접이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태도와 내용을 지켜보며 판단력과 지적 능력,성격과 인생관 등을 동시에 들여다 본다.
집단면접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와 상호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 등이 측정 기준이다.
물론 대부분의 기업들이 글로벌 감각을 중시하는 만큼 수준급의 어학능력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유리하다.

상당수 기업들이 외국인과의 면접을 실시하는가 하면 SK그룹은 영어시험 난이도를 높이기도 했다.
또 최근 중국이 글로벌 사업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삼성 금호아시아나 현대중공업처럼 별도로 한자능력을 시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두산그룹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신입사원 응시자격 요건을 '토익 500점 선'으로 낮춰 버렸다.
대신 해외 시장에서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느냐에 맞춰 전형을 실시한다.
모 기업의 인사담당 임원은 "요즘은 면접을 볼 때 어렵고 귀찮은 일이라도 도전해서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감을 눈여겨 본다"며 "목표를 달성해 조직과 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