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기업사랑운동은 유명하다.

지난해 6월 극심한 부지난에 허덕이고 있던 현대중공업은 울산시의 도움으로 고민을 일거에 속시원하게 해결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마땅한 조선블록 제조공장 부지를 본사와 가까운 울산 시내에서 찾지못해 애태우고 있었다.

적당한 공장부지를 물색할 수 없게되자 할 수 없이 본사와 멀리 떨어진 포항 영일만 신항만공사 배후지인 흥해읍 일대 30만평을 확보해 놓을 수밖에 없었다.

울산시는 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위해 남구 용연동에 10만5000여평의 여유 부지를 갖고 있는 SK를 설득했다.

울산시의 끈질긴 설득에 SK는 이 부지를 매입가의 3분의 2 수준인 평당 38만원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은 답례로 SK의 기름 50억원어치를 사주기로 하는 상생의 협약을 맺었다.

울산시의 이 같은 '지원사격' 덕택에 현대중공업은 1800억원을 들여 연간 10만t 규모의 조선용 블록공장을 남구 용연동 SK 공장부지 내에 지난 6월 완공할 수 있었다.

2003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울산시와 시민들의 기업사랑운동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5월에는 SK가 남구 용연동 SK울산공장 옆 14만4000평 부지에 총 1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중질유분해공장 증설 공사에 들어갔다.

2008년 4월 완공되는 이 공장은 값싼 저급 중유(벙커C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 값비싼 제품을 만들어내는 국내 최대의 최첨단 석유화학 시설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말 SK 중질유분해공장 증설이 국가공단 내 녹지비율 문제로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2009년까지 울산국가산업단지의 공해를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서를 환경부에 직접 제출하는 등 설득작업을 벌여 SK가 환경부의 허가를 얻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울산의 기업사랑운동은 울산의 산업지도도 바꿔놓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 일색이던 '한국의 공장' 울산이 첨단산업 지식산업의 터전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3만평에는 울산 최초의 첨단산업기지가 될 삼성SDI의 PDP(Plasma Display Pane.벽걸이TV용 영상장치) 생산라인이 내년 5월 완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연간 300만장(42인치) 생산 능력을 갖춘 이 PDP 생산라인은 단일 생산 규모로 국내 최대다.

삼성SDI가 가동 중인 천안사업장 1~3라인을 합쳐도 430만장에 불과하다.

울산시가 올해 초 진입로 개설과 상·하수도 건설,인허가와 세제 혜택 등을 약속하며 이 공장의 울산유치에 올인한 결과다.

울산의 기업사랑운동은 이미 울산에 투자한 기업이 울산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데까지 열정을 쏟고 있다.

그 전방에 울산시 기업민원처리센터가 있다.

지난해 4월 이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440건의 민원을 접수,이 중 357건을 깨끗하게 해결했다.

민원 해결 비율이 81.1%에 달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