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정몽구회장 출국..일부는 추석때 쉬면서 '사업구상'

산업팀 =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행(行)이 잇따르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현지 사업장 현황을 점검하거나 준공식 등에 참석하는 것으로 글로벌 '해외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각 국 고위인사와 네트워크를 강화, 비즈니스 확대의 토양을 다진다는 포석에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이날 오전 인도 공장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최근 일관제철소 착공을 앞두고 있는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를 방문한 데 이어 경영복귀이후 첫 해외출장길에 오름으로써 특유의 '현장경영'에 재시동을 건 셈이다.

정 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4월 현대차의 베이징(北京) 2공장 기공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이래 5개월만이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 첸나이를 방문해 제2공장 건설상황을 점검한 뒤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이나 만모한 싱 총리 등 인도 정부의 최고위 인사와 면담을 가진 뒤 21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인도 1공장 인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2공장을 짓고 있으며 2공장은 내년 8월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인도에서 연산 30만대 규모의 1공장과 합쳐 총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정 회장은 인도 출장 이후에도 현대차 체코공장이나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 착공 등 해외공장 건설 문제나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 준비상황, 실추된 대외 브랜드 이미지 확보, 내수부진과 노조파업에 따른 매출부진 극복 등의 문제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회장은 아직 공판이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추석연휴에도 특별한 일정없이 가족과 함께 쉬면서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롯데 회장도 열흘 가량 일정으로 해외사업장과 신규사업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주말 출국했다.

신 회장은 베이징, 상하이(上海)와 대만 현지에서 현안을 보고받는 한편 중국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공장 등을 찾는다.

또 중국에 롯데월드와 같은 실내형 테마파크를 건설하려는 계획과 관련해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하고 지인 방문, 시찰 등 다양한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신 회장의 중국행은 2004년 이후 2년만이다.

그는 이번 출장을 위해 홀수달인 이달에 한국에 오지 않았으며 출장 이후에도 바로 일본으로 돌아가 추석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미국 코리아 소아이어티의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기 위해 13일 출국해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추석연휴도 해외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귀국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은 현지 체류 기간에 19일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행사에 참석한 후 미국내 사업장을 점검하고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 석학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 체류시 텍사스주의 병원에 폐암 후속치료를 위해 입원한 적도 있는만큼 이번에도 상당기간 입원해 정밀진단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의혹에 관해 검찰의 소환수사가 예정돼 있어 미국 체류가 크게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 구본무 LG 회장은 이달초 국내 최초의 러시아 디지털가전공장 준공식 참석과 LG전자, LG화학, LG상사 등 러시아 진출 계열사 사업현황 점검을 마치고 돌아왔다.

구 회장은 추석연휴에는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낸 뒤 연초 화두로 내놓은 '고객가치 중심경영' 정착 방안에 각별히 신경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SK가 후원하는 '감지중국(感知中國)-한국행' 개막식(21일)에 참석하는 등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의 일부 일정을 소화한 뒤 추석연휴에는 자택에서 쉬면서 향후 계획을 다듬고, 허창수 GS 회장도 추석때 특별한 일정없이 '지속성장' 화두를 구체화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