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GDP 성장률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대치인 4.6~4.8% 수준에 든다면 장기상승추세가 이어지겠지만,많이 부진할 경우 1100선까지 조정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푸르덴셜자산운용 이창훈 대표는 "한국증시가 10년 넘게 맴돌던 500~1000을 벗어나 1000~1500의 박스권으로 올라서며 재평가되고 있다"며 "내년이 증시의 중장기 추세를 결정짓는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도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거대한 중국시장이 바로 이웃해 있는 데다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도 강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한국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고 그에 따라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분석가가 이구동성으로 증시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는 점은 찜찜하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 증시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만약 내년 성장 전망이 기대치를 벗어날 경우 펀드 환매 등 매물이 이어지며 1년 이상 가는 큰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상대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 내년 중 손쉽게 지수 1500선을 돌파하겠지만,빗나갈 때는 기대감이 일시에 무너지는 데 따른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인터뷰 중 고령화와 인구 구성의 변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고령화로 안락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투자마인드가 뛰어난 40대 베이비부머(1954~1963년생) 세대가 투자 주체 세력으로 등장한 데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증시가 장기 상승 추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건강·의료(헬스케어) 운송·레저·엔터테인먼트 등 인구 구성비 변화 수혜 업종이 장기적인 상승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주와 금융 자원 관련주 등도 점차 주가를 높여나갈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한국 증시의 주요 변수인 미국 금리 인상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중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주택경기의 냉각과 이에 따른 소비 감소가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 급랭에 따른 충격이 미국 기업들의 늘어나는 수익과 설비투자의 긍정적 효과에 의해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좋은 주식 고르는 법을 묻자 "10%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꾸준히 유지하고,기술 제품 경영능력 등에서 차별화된 노하우를 갖춘 기업"을 꼽았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종목을 고르는 안목이 부족한 데다,주식 투자로 성공하려면 분석력 외에 통찰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간접투자도 좋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또 "여러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줄여야 하듯이,펀드도 여러 상품에 함께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으로 올초 푸르덴셜자산운용 CEO로 부임한 뒤 처음 내놓은 상품도 주식-채권,국내-국외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프로어드바이저'라는 펀드포트폴리오다.

순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이 대표는 도전을 좋아한다.

삼성투신 맥쿼리IMM의 창업에 가담했고,직전 직장인 동원투신에서는 한국투신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작년 푸르덴셜로 이직을 결심한 것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산운용사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글=백광엽♥사진=허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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