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의 해외투자 대상 지역으로 아시아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는 반면 유럽의 인기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IBM의 컨설팅 자회사가 실시한 외국인직접투자(FDI) 현황 조사 결과를 인용,다국적 기업의 FDI가 싼 임금으로 대표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고객과 각종 납품업체가 풍부한 유럽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몇 년 동안 다국적기업들이 인도 중국 등 임금이 싼 아시아 국가로 제조 및 서비스업을 집중적으로 아웃소싱했던 관행과 역행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IBM 조사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전 세계 FDI의 39%(건수 기준)를 유치,31%에 그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따돌렸다.

북미는 18%를 차지했다.

2004년의 경우 유럽과 아시아는 똑같이 35%를 점했었다.

유럽 중에서는 영국이 가장 많이 유치해 유럽 전체의 4분의 1이 넘는 FDI가 영국으로 갔고 다음은 프랑스로 19%였다.

영국은 특히 연구개발 분야 투자를 많이 유치했다.

FT는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이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강점을 토대로 다국적기업의 진출 무대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IBM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제 붐으로 기업 경기가 좋아지면서 다국적기업들이 단순히 생산지로서 임금이 싼 국가만을 찾아다니던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과 납품업체 등이 풍부한 유럽 지역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 금액면에서는 아직도 중국이 가장 많은 FDI를 유치,총 FDI의 12.5%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