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 고점을 돌파하며 다시 1400대 진입을 가시권에 뒀다.

전문가들은 다소의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이달 말이나 내달 초께 1400 재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돌파의 선봉장으로는 단연 정보기술(IT)주가 꼽힌다.


◆ 악재를 누르고 있는 호재

18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나흘째 동반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1370선을 뚫는 데 성공했다.

5월25일 1370선을 내준 지 4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610선 위로 올라서며 6월5일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적지 않은 악재가 제기됐지만 호재에 묻히고 있다.

상승세에 불을 댕긴 최대 호재는 역시 반도체 업황 개선이다.

D램이 성수기에 진입한 데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세를 이어가자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관련 대표주들이 일제히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하이닉스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4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대만 증시도 반도체 관련주들이 대거 폭등한 데 힘입어 올 들어 최대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인텔 마이크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해외 반도체 관련주들도 지난달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반도체가 각국에서 반등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 가격 부담 아직은 작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부동산경기 급랭과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이 부담이지만 열기를 식히기에는 다소 힘이 떨어진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 역시 만기일을 지난 이후 별로 위협적이지 못하다.

배당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대규모 매도 물량이 풀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수가 최대 매물벽의 상단까지 올라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308~1386선은 올초 이후 거래 기준으로 56.6%의 매물이 버티고 있는 최대 매물벽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상승 촉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호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1400대 초반까지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도가 부담이지만 대만 등 해외 증시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주 강세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하반기,특히 4분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가능성을 감안하면 아직 투자 가치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화투신 상무는 "가격 측면만 본다면 코스닥시장의 우량주가 가장 매력적"이라며 "아직 상승세가 덜한 휴대폰 등 IT부품주의 매수를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