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선에서 복지축소와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중도우파연합이 승리함에 따라 비슷한 길을 걸어온 유럽국가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총선을 승리로 이끈 중도우파연합의 프레드릭 라인펠트가 주창한 '신(新)중도'(New Moderates)는 높은 세금과 정부 개입으로 복지를 높인다는 유럽식 사회모델과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18일 "스웨덴의 복지 모델이 변화를 예고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 같은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며 "고령자들이 증가하면서 연금·건강보험 정책 등의 부담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이번 총선 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의욕적으로 이끌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과 법인세 감면 정책 등이 최근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향후 스웨덴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켈 총리 정부는 독일의 법인세율을 서유럽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 아래 현재 38.7%인 명목 법인세율을 2008년부터는 29.2%로 인하할 예정이다.

영국 프랑스 등 연금 개혁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도 스웨덴의 변화를 주목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퇴직 연령을 높이고 보험료 납부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연금 제도가 수술대에 올라있다.

영국의 경우 기초 연금의 수령 시기를 남자 65세,여자 60세에서 단계적으로 모두 68세로 올리고 기초 연금과는 별도로 근로자 고용주 정부 등이 보험료를 분담하는 강제적인 전국연금저축제도(NPSS)를 2012년께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2003년 통과한 연금 개혁안을 토대로 연금 납입 기간을 현행 37.5년에서 42년까지 단계별로 늘려 나가고 있다.

덴마크도 최근 감세 정책 추진과 함께 유연한 노동 시장을 강조하는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어 스웨덴의 변화는 덴마크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프레드릭 라인펠트 보수당 당수가 선거 과정에서 스웨덴이 유럽연합(EU) 내에서 보다 목소리를 높여야 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에 스웨덴이 유럽 지역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