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열감지 센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MIT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테라전자소자팀(팀장 김현탁 박사)은 20일 '전류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가 갑자기 도체로 변하는 금속절연체전이(MIT) 현상'을 적용한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김현탁 박사는 56년간 물리학계의 수수께끼였던 MIT 현상을 지난해 9월 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한 바 있으며 1년 만에 소자 시제품을 개발해냈다.

김 박사는 "특정 온도에서 부도체가 도체로 변하는 현상을 마음대로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감도가 높은 열센서와 온도제어 스위치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팀은 MIT 기술과 관련한 특허 24개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출원했으며 연내에 기업 등에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다.

일명 '김현탁 소자'로 불리는 MIT소자의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감도 센서와 스위치를 쓰는 분야는 가정용에서 산업용 군사용 우주용 등 광범위하다.

특히 열감지 능력이 현존하는 기술 중 최고여서 기존 시장을 대체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우선 리튬이온 2차전지를 이용하는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에 MIT소자를 넣으면 폭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김 박사 팀은 MIT소자를 쓴 휴대폰과 기존 반도체 소자를 쓴 휴대폰의 폭발 온도를 실험한 결과,기존 휴대폰은 177도에서 폭발했으나 MIT 휴대폰은 210도에서도 폭발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과열로 인해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정도도 MIT소자 휴대폰이 현저하게 적었다.

김 박사 팀은 휴대폰에 2개의 소자가 쓰인다고 볼 때 2006년 시장(전 세계 6억대 생산)만 놓고 보면 약 12억개의 소자가 사용될 수 있다고 봤다.

'김현탁 소자'는 군사용 고부가가치 소자가 될 전망이다.

이 소자의 열감지 능력은 기존 반도체 소자보다 100배가량 높다.

기존 열감지 센서는 1m 전방에서 열을 감지할 수 있다면 MIT소자 센서는 100m 앞에서 열을 감지해 대응할 수 있다.

미사일 열추적,개인용 열추적 장비 등 군사용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갖는다는 의미다.

또 정밀한 열감지와 제어 스위치가 필요한 항공용,우주위성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고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과전류 센서 등으로도 응용될 수 있다.

발효산업과 화재경보기 난방시스템 등에도 사용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