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주 KTF 사장(50)이 2500명이 넘는 임직원을 속여넘기는 유쾌한 이벤트를 연출해 화제다.

조 사장은 21일 밤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창사10주년 전진대회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무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선 뒤 색소폰 연주솜씨까지 보여줬다.

'모스틀리 팝스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와 '라데츠키 행진곡' 두 곡을 연주할 동안 어두운 조명 탓에 연미복 차림의 지휘자가 누구인지 신경쓰지 않았던 임직원들은 지휘자가 색소폰을 들고 '오톰 리브스'를 연주하면서 무대조명을 받을 때가 돼서야 조 사장인지 알았다.

가을 정취와 함께 어울리던 그의 색소폰 연주는 처음에는 술렁거림에, 나중에는 박수와 '조영주'를 환호하는 임직원들의 열정 속에 파묻히다시피 했다.

이날 '조영주 공연'은 지난 10년간 KTF 발전에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임직원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은밀하게 기획된 깜짝이벤트,전진대회 기획자와 오케스트라 단원, 홍보담당자 몇 명만 알고 있었을 정도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던 프로젝트였다.

색소폰은커녕 지휘봉도 잡아본 적이 없는 조 사장은 이날 공연을 위해 지난 석 달 동안 매주말 개인교습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조 사장은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등이 자기 소리만 고집하지 않고 서로 화합해야 최상의 소리를 낸다"면서 "CEO와 임직원들도 서로 믿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