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파랗게 하면서 투표는 빨갛게 한다.'

스웨덴 사람들의 이중적인 투표성향을 보여주는 속설이다.

파랑은 보수당의 깃발 색깔이고 빨강은 붉은 장미를 당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사민당을 가리킨다.

스톡홀름에서 30여년째 살고 있는 교포 한인숙씨는 "평소 보수당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막상 투표장에 가면 각종 수당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사민당에 표를 던지는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중적인 심리는 총선이 끝난 뒤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보수당에 표를 던졌다는 여안 요한손씨(36)는 "보수당이 집권해 앞으로 감세정책을 쓰겠지만 현 복지정책의 근간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며 "기존 사민당의 정책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미세 조정되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민당 지지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루이스라는 이름의 주부(34)는 "사민당이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동복지정책을 잘 구사해왔는데 보수당이 갑자기 이것을 바꿀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톡홀름(스웨덴)=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