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섬 북부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관문인 코타 키나발루의 매력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다.

동남아지역 최고봉이며,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올라 있는 키나발루산(해발 4101m) 같은 명산이 가까워 숲과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인근 해변의 고급 리조트들은 특히 오붓한 휴양을 즐기려는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 높다.

코타 키나발루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체험거리 중 하나는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종합 휴양 리조트인 수트라하버 리조트와 사바주 철도청 합작 프로젝트로 2000년 기적을 울린 증기기차다.

영국령이었던 1900년대 당시의 영국식 증기기관차를 그대로 재현,말레이시아 인기스타 화보촬영 배경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매캐한 연기,스팀 기적소리 등 증기기차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장년층 여행객들에게도 남다른 감흥을 안겨주고 있다.

증기기차는 탄중아루에서 파파르까지 왕복 66km를 오간다.

오전 10시에 출발해 3시간50분가량 달려 돌아온다.

조용한 해안선,울창한 열대림과 중국의 전통사찰,물소들이 어슬렁거리는 논 등 원주민들이 삶을 꾸려가는 시골풍경을 내내 펼쳐보인다.

탄중아루역을 출발한 증기기차는 키나루트역에서 30분 정도 멈춘다.

관광명소인 티엔 시 사원이 있는 곳이다.

사원에는 40여 기의 불상이 있는데 그 표정과 자세가 엽기적(?)이어서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시 움직이는 기차 창밖으로 맹그로브나무가 가득한 해안이 이어진다.

말레이시아 전통 수상가옥촌을 지나 파파강의 철다리를 가로질러 닿는 마을에서 30분 정도 짧은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코타 키나발루의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접할 수 있는 파파르 재래시장도 눈길을 끈다.

온갖 먹거리에 입이 즐겁고,아기자기한 기념품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돌아오는 객차 안에는 사랑이 넘친다.

신혼부부나 젊은 연인들이 굴 속의 캄캄한 어둠을 기회삼아 깜짝 키스타임을 즐기기도 하는 것.6량이 연결된 객차는 전체가 고전영화의 세트장처럼 고풍스러워 그 분위기를 돋운다.

마지막 6번째 객차는 바로 꾸며져 있다.

편안하게 앉아 창밖의 전원풍경을 보며 정담을 나눌 수 있다.

객차 내에서 제공되는 도시락 점심 '티핀'도 기억에 남는다.

전통 3단 도시락에 닭고기 사테,열대과일 등이 맛깔나게 담겨 있어 증기기차 여행의 즐거움을 돋워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 매주 월.수.토요일 3회 운행‥이틀전 예약해야 ]

말레이시아항공이 토·일요일 2회, 아시아나항공은 화·수·토·일요일 4회 코타 키나발루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11월부터는 대한항공도 직항편을 띄울 예정이다.

북보르네오 증기기차는 탄중아루역에서 매주 월·수·토요일 주 3회 출발한다.

요금은 180링기트(5만4000원 정도)다.

개별 여행자는 물론 파티용으로 빌려 탈 수도 있다.

개별여행의 경우 출발 이틀 전 예약해야 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대표사무소 (02)752-6262,www.suteraharb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