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 입장 밝힐 것"

고건 전 국무총리가 올 연말에 국내 정치 질서에 새로운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정계개편론에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

고 전 총리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밝힌 12월초 정계개편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 의장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듣지 못했으나 연말에 우리의 정치 질서에도 구조조정하는 그런 움직임 있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33회 LA 한국의 날 행사 참석차 LA를 방문중인 고 전 총리는 "그런 관점에서 김 의장께서 말씀하셨다는 얘기인데 어떤 방향이든 연말께 우리나라도 정치적 구조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태동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이 언제 있을 것이냐는 질문과 관련, "늘 밝혀왔듯이 국민들의 기대에 대한 나의 시대적 역할에 대해서 구상을 가다듬고 있으며 때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내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출마 방식에 있어 기존 정당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고 전 총리는 신당 창당 의지에 대해서는 "중도 실용 개혁 세력의 연대 통합에 대한 여러 가지 공감대는 많이 확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이어 "다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여러 가지로 협의해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영입설에 대해 고 전 총리는 "여.야 양쪽에서 저에 대해 비슷한 애기가 오고가고 있는데 극한 여.야 대립 구도에서 나를 중심으로 공감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법론 창출에서 희망연대가 이것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누차 밝혔듯이 연대통합을 위한 내 정치적 역할은 희망연대와 관계가 없고 정치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정치인들과의 공감대 확산을 통해서 해나가야 할 일이며 희망연대는 정치 소비자 운동으로서의 국민운동 단체라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고 전 총리는 최근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 관련, "사실 한미정상 회담은 우려했던 것 보다 공식적으로는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외교적 덕담이긴 하지만 결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 전 총리는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이며 따라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구체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우므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빨리 구체화하는 노력에 한국 정부가 전력 투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