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최대 무역흑자국인 중국.북핵 문제에는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나라.

일본의 역사왜곡과 우경화에는 한국과 함께 성토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동북공정으로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나라.

이 거대한 ‘괴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회와 도전의 나라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남상욱 지음,일빛)는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난 3월까지 8년간 주중 한국대사관 총영사와 광저우(廣州) 총영사를 지낸 현직 외교통상부 대사.외교관으로서 겪은 경험과 현지에서 수집한 생생하고 폭넓은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의 현재를 꼼꼼히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그는 급변하는 중국의 모습을 '5대 혁명'과 '5대 열'로 특징 짓는다.

'5대 혁명'은 소비혁명,성의 혁명,사회혁명,복고혁명,이념혁명이고,'5대 열'은 동향끼리 뭉치는 걸 좋아하는 집단열,고가의 명품소비를 부추기는 과시열,해외 취업자가 52만명에 이르는 해외진출열,도박열,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향학열이다.

특히 경제성장은 욱일승천(旭日昇天)으로 표현될 만큼 가파르다.

하지만 중국의 미래가 반드시 밝은 것만은 아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후유증과 빈부격차,소수 민족들의 불안과 불만,인권과 종교 탄압 등은 걸림돌이다.

경제 역시 경기과열과 부동산 투기 열풍,에너지와 원자재난,환경오염,노동력 부족,금융부실,통상분쟁 등 간단찮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21세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이다.

따라서 저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안보,경제,과학기술,문화의 측면에서 살피고 있다.

안보와 경제,과학기술 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실질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문화면에서는 한국이 문화예술을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지금의 한류를 중국이 흡수해 한국에 역수출할지도 모른다고 경계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고구려와 발해뿐만 아니라 고조선을 지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장래도 밝지만은 않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부동산값 상승과 세제혜택 축소,인력난,노사분규,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 등으로 인해 앞날이 어둡다고 진단한다.

기술 우위와 경영 혁신을 통해 입지를 키워나가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것.또한 저자는 당장 실현되기 어렵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한·중·일 3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야 할 것으로 보고 그럴 경우 "한국경제가 커다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00쪽,2만4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