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26일 총리로 취임하기에 앞서 25일 당 3역 인사를 단행했다. 경제 성장론자와 대북(對北) 강경 우파를 포진시켰다.



◆아베 후견인 나카가와 간사장

당내 2인자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간사장에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62) 정조회장이 임명됐다. 아베 총재와 같은 모리파로 모리 내각에서 관방장관과 과학기술청장관,고이즈미 정권에서 국회대책위원장을 지낸 아베의 후견인이다. 아베 부친인 고(故) 아베 신타로 의원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증세보다는 감세를 선호하고 경제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어서 실질성장률 3%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아베를 당내에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재의 선거 공약도 나카가와 간사장 작품이다.

정책위의장격인 정조회장에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53) 농림수산상,총무회장에는 니와 유야(丹羽雄哉·62) 전 후생상이 각각 기용됐다.

나카가와 정조회장은 일제 종군위안부를 부정하는 '망언'을 하고 각료로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거듭 참배해온 극우 성향의 각료다. 그는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납치 구출 의원연맹' 회장을 지내면서 아베와 가까워졌다. 대북 정책 등에서 자민당 정책이 더 오른쪽으로 기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기자 출신인 니와 총무회장은 당내 3대 파벌인 니와(丹羽)·고가(古賀)파 몫으로 기용됐다. 이번 총재 선거 초반부터 자파를 이끌고 적극적으로 아베 지지에 나서 그의 당직 기용은 논공행상 성격이 크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아소 외상 내각 잔류 예상

26일 조각에서는 총재 선거전에서 2위를 차지한 아소 다로 외상이 유임되거나 다른 각료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재는 자민당 역량 강화를 위해 경선 참가자를 포함해 신구 세력을 아우르는 내각을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책통인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도 각료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후유시바 데쓰조 간사장(70)은 공명당 몫인 국토교통상으로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