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이 떨고 있다.

국책은행의 역할을 조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이 본격 가동되면서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이 점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부 관계자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관련 TFT를 지난 8월 말 출범시켰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한국금융연구원에 모여 국책은행의 수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의 손끝에 국책은행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금융연구원에 발주한 중간 보고서가 최근 나와 이를 참고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연말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민영화를 통해 민간은행들과 경쟁시키는 방향으로,수출입은행은 종전의 기능을 유지한 수출 전문금융기관으로 남기기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에 관해선 아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산업은행의 기능을 '국내 기업금융' 분야로 한정시켜 역할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오히려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 있다.

TFT팀 관계자는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금융연구원과 용역을 체결해 나온 중간보고서인 만큼 각 은행의 입김이 많이 반영됐다"며 "이에 따라 금융연구원에 수정 작업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