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가 되자 로봇이 주인을 깨운다.

출근을 준비하는 주인에게 로봇은 밤새 발생한 뉴스와 날씨 정보를 들려준다.

엄마인 주인은 아이에게 전할 영상메시지를 저장한 뒤 출근한다.

아이가 일어나자 로봇은 영상메시지를 틀어준다.

구연동화와 영어교육 프로그램도 들려준다.

주인은 회사에 도착한 뒤 로봇에 명령을 내려 아이와 영상전화를 한다.

로봇은 명령에 따라 구석구석 집안청소를 한다.'

추석연휴가 끝나면 현실화될 로봇생활 모습이다.


서울 수도권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1000개 가정이 이 같은 로봇생활을 체험한다.

교육용 로봇,오락용 로봇,정보용 로봇,홈모니터링 로봇 등 5가지 로봇이 인간과 생활하게 된다.

이들 가정은 국민로봇 사업자인 KT가 실시한 체험단 모집에서 6.4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체험단을 모집한 결과 무려 5만4000여명이 안내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6400명이 체험단에 응모했다.

체험단은 앞으로 2개월간 5가지 로봇 중 하나를 선택해 무료로 사용하게 된다.

가격이 100만~200만원대인 이들 로봇은 체험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로봇은 영유아 및 초등학생용이다.

체험단의 87%가 이 로봇을 사용한다.

구연동화와 영어교육을 하는 로봇으로 흥미를 유발해 동화와 영어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스스로 미끄러져 다니며 무선랜을 통해 KT의 서버로 연결되는데 아이에게 들려줄 프로그램은 엄마가 선택할 수 있다.

구연동화의 경우 성우의 목소리로 들려주기 때문에 아주 재미 있다.

이 로봇에는 그날그날의 뉴스 날씨정보도 들어 있다.

아이들끼리만 있을 경우 부모가 로봇의 화상카메라를 통해 잘 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로봇 이름은 '아이로비큐'와 '미르'다.

독신자,신혼부부,맞벌이 가정용도 있다.

'네토로'라 불리는 이 로봇은 명령을 입력해 놓으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높이 30cm로 로봇 바닥에 먼지흡입구가 있어 방과 거실을 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인다.

키가 작아 아이들 책상 밑까지 들어가 청소할 수 있다.

로봇 눈을 통해 밖에서 휴대폰으로 집안을 살필 수 있다.

유아와 놀아주는 감성로봇 '제니보'와 '아이로비큐'도 있다.

키가 20cm 정도로 작은 이 로봇은 여러 가지 동작으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소리를 낸다.

애완견처럼 재롱을 떨기도 한다.

두 로봇은 노래방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들 로봇이 키가 작고 가격이 저렴한 것은 인공지능이 들어가 있지 않은 네트워크 로봇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은 복잡한 인공두뇌와 제어장치들이 들어가지만 네트워크 로봇은 KT 서버와 로봇을 무선랜과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명령을 하달받아 정해진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식이다.

KT는 체험단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완점을 찾아내 로봇 운영체계를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