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있으나 마나'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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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은행회관 15층 은행연합회 기자실.오후 1시반께 기자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12시부터 시작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들과의 오찬간담회가 예정보다 30분이나 앞당겨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경제5단체장들이 빌딩을 빠져나간 탓에 이들을 붙잡고 오간 이야기를 취재하려던 기자들만 난감해졌다.
이날 간담회는 권 부총리가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설명하고 재계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권 부총리 자신이 지난 7월 취임 직후부터 의욕적으로 준비해 온 사안이었던 만큼 경제계 수장들과 할 말이 많았을텐데 왜 일찍 끝난 것일까.
궁금증은 일부 참석자들의 설명으로 곧바로 풀렸다.
경제5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투자활성화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수도권 공장설립 규제 등 굵직한 규제들을 풀어줄 것을 다시 한번 건의했다.
하지만 권 부총리의 답변은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출총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개편방안을 마련 중이며,수도권 규제완화는 개별 기업의 사안별로 검토해 설립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단체장들이 할 말을 잃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경제단체장들은 정부가 준비했다는 10개 분야,130개 개선대책에 대해선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정부 대책을 찬찬히 살펴본 다음 다시 얘기하자'는 얘기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간담회 날짜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키로 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26일 언론에 사전 브리핑하기로 했다.
정부가 대책은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권 부총리가 진심으로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었다면 이런 자리는 대책을 입안하는 초기단계에서 가졌어야 옳았다는 얘기다.
권 부총리는 기업규제 개선을 위해 재경부 차관보와 경제5단체 부회장들로 구성된 대화채널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는 형식적 간담회를 보면서 새로 만들어진다는 대화채널에도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박준동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
12시부터 시작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들과의 오찬간담회가 예정보다 30분이나 앞당겨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경제5단체장들이 빌딩을 빠져나간 탓에 이들을 붙잡고 오간 이야기를 취재하려던 기자들만 난감해졌다.
이날 간담회는 권 부총리가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설명하고 재계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권 부총리 자신이 지난 7월 취임 직후부터 의욕적으로 준비해 온 사안이었던 만큼 경제계 수장들과 할 말이 많았을텐데 왜 일찍 끝난 것일까.
궁금증은 일부 참석자들의 설명으로 곧바로 풀렸다.
경제5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투자활성화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수도권 공장설립 규제 등 굵직한 규제들을 풀어줄 것을 다시 한번 건의했다.
하지만 권 부총리의 답변은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출총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개편방안을 마련 중이며,수도권 규제완화는 개별 기업의 사안별로 검토해 설립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단체장들이 할 말을 잃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경제단체장들은 정부가 준비했다는 10개 분야,130개 개선대책에 대해선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정부 대책을 찬찬히 살펴본 다음 다시 얘기하자'는 얘기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간담회 날짜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키로 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26일 언론에 사전 브리핑하기로 했다.
정부가 대책은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권 부총리가 진심으로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었다면 이런 자리는 대책을 입안하는 초기단계에서 가졌어야 옳았다는 얘기다.
권 부총리는 기업규제 개선을 위해 재경부 차관보와 경제5단체 부회장들로 구성된 대화채널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는 형식적 간담회를 보면서 새로 만들어진다는 대화채널에도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박준동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