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와 증권주가 기업공개(IPO) 때문에 울고,웃고 있다.

은행주들은 중국공상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추진키로 함에 따라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반기 은행주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 우려가 크다.

반면 증권주는 증권선물거래소의 IPO가 급부상하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

상장 차익이 증권사별로 평균 400억~5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상장 후 주가 전망도 밝아 증권주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 거래소 IPO에 증권업종은 희색

증권주들은 거래소 IPO 추진계획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이날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최근 "이달 안에 상장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간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등 상장 추진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께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제히 호평을 내놓고 있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주 매출 방식의 IPO로 진행될 경우 가치가 1조6459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 경우 증권사들은 400억~500억원 안팎의 차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혜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철호 한국증권 연구원도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30%가량의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세계 최대 IPO 임박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은 다음 달 하순께 IPO에 나선다.

공모 규모는 200억달러 안팎으로 전망된다.

1998년 일본 NTT의 184억달러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 5월 중국은행 공모 당시 5배에 가까운 청약자금이 몰렸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중국공상은행 공모에는 900억달러가량의 자금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국 등 아시아권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금이 이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중국건설은행,올 5월 중국은행 등 중국의 대형 IPO를 앞두고 외국인은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매도 규모를 늘렸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민은행의 외국인 매도 공세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10일간 국민은행 주식 39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체 종목 중 1위로 2,3위인 한국전력 LG전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외국인이 중국 은행주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고 있어 잇단 중국 금융권의 IPO는 장기적인 수급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행 IPO 당시 국내 은행주가 약세를 보였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공상은행 IPO 역시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